환경파괴… DNA조작… 낙태… 교황청 ‘新 7대 죄악’ 제시

  • 입력 2008년 3월 11일 02시 54분


교황청이 오늘날 회개가 필요한 ‘세계화 시대의 신(新) 7대 죄악’을 제시했다고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가 교황청 기관지 로세르바토레 로마노를 인용해 10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교황청 내사원 수장인 지안프랑코 지로티 주교는 일주일간의 사순절 세미나를 마친 뒤 “사제들은 멈출 수 없는 세계화의 과정에 따라 수반되는 새로운 죄악들이 나타나고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며 신 7대 죄악을 열거했다.

로마 시대인 6세기에 그레고리 교황이 7대 죄악을 정리한 지 1500년 만에 교황청이 시대적 변화에 따른 7대 죄악을 새롭게 추가한 것.

지로티 주교가 손꼽은 신 7대 죄악은 △환경 파괴 △윤리적 논란을 부르는 과학 실험 △유전자(DNA)를 조작하는 유전 실험과 배아줄기세포 연구 △마약 거래 △소수에 의한 과도한 부의 축재로 인한 사회적 불공정 △낙태 △소아 성애(性愛).

기존 7대 죄악이 개인적인 문제와 관련된 것이었던 데 비해 신 7대 죄악은 사회적 반향을 불러일으키는 사안을 담고 있다. 그레고리 교황이 정리했던 7대 죄악은 교만, 탐욕, 식탐, 색욕, 분노, 시기, 나태.

신 7대 죄악은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최근 “세속화된 오늘날의 세상에서 죄의식이 사라지고 고해성사를 하지 않는 가톨릭 신자들이 늘고 있다”고 통탄한 데 이어 나왔다. 실제로 최근 이탈리아 가톨릭 신자의 60%가량이 고해성사를 하지 않는다는 통계가 있다.

가톨릭교회는 죄를 용서받을 수 있는 가벼운 죄와 죽음에 이르는 대죄로 구분한다. 대죄에 대해 명확한 정의는 없지만 많은 신앙인은 이를 사망 전에 회개하지 않으면 영원한 멸망으로 이르는 7대 죄악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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