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무너져서 아름다운…‘쓰러지는 법을 배운다’

  • 입력 2008년 2월 23일 02시 59분


◇쓰러지는 법을 배운다/최명란 지음/132쪽·6000원·랜덤하우스

‘함께 산다는 것은 너와 나의 등이 점점 무너져감이다’(‘너의 등’ 중)

최명란(45) 시인은 일상에서 시를 길어 올린다. 북한산 아래 색소폰 부는 걸인, 손님을 태워 주고 걸어서 돌아오는 대리운전사 같은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시편들은 어떤 모습이든 생의 순간순간은 아름답다는 것을 일깨워 준다.

20년 넘게 몰던 애정 어린 차를 폐차하면서 인생이란 ‘쓰러지는 법을 배운다’는 것임을 문득 깨닫는 장면(‘폐차를 하며 쓰러지는 법을 배운다’)에서 시인의 섬세한 감각이 잘 드러난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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