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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2월 14일 03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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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씨는 현대미술관에서 주최한 ‘한국미술 100년전(展)’ 최연소 참가 작가, ‘공산미술제’ 특선 등을 수상한 주목받는 아티스트다. 대학 시절 조각을 전공했지만 움직이지 않는 조각품을 만드는 일 대신 스스로 ‘살아 움직이는 조각’이 되기로 결심하고 진로를 수정했다. 퍼포먼스와 뮤지컬이 결합된 형식의 총체극을 추구하는 그의 연기도 만나볼 수 있다. 마침 14일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영원하지 않은 사랑에 상처를 받고 감정을 죽인 채 살아가는 현대인”에 대한 그녀의 화두가 무대에 펼쳐진다.
이 씨는 작가로서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가장 큰 힘이 됐던 책으로 ‘데미안’을 꼽았다. 세상의 양면성을 목격한 평범한 인간에서 타인의 상처를 치유하고 마음을 정화시키는 아티스트로 변모하는 데 이 성장소설이 큰 힘이 됐다고 한다.
빨간색 풍선이 가득한 무대 위에서 자유롭게 유영하는 퍼포먼스를 통해 그녀는 “피가 왜 빨간색인지 생각해 본 적이 있느냐”고 묻는다. 스스로를 상처에서 치유하고자 썼다는 저서 ‘빨간 블라우스’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 이 씨는 김나영의 시 ‘깊고 오래된 상처’를 낭독하면서는 “상처받은 아픔조차 모르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추천했다. 마음속 상처를 피하지 않고 솔직하게 마주 보고 있는 느낌이 좋다는 설명이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