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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월 19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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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 인내 겸손 공경 신뢰 배려 정직 용기…. 살아가는 데 갖춰야 할 덕목이지만, 어린아이들에게 알려주기엔 추상적인 단어들이다. “협동이란 서로 도와서 함께 일하는 것이고…”라는 식으로 사전적 정의를 얘기해 주다간 아이들의 눈만 똥그래지기 일쑤다.
이 책은 ‘쿠키’라는, 아이들이 금세 입맛을 다실 소재를 갖고 다양한 어휘를 설명한다. 가령, 제 손으로 쿠키를 만드는 아이의 모습을 보여 주곤, “서로 돕는다는 건 이런 거야. ‘내가 반죽을 저을게 너는 초콜릿 조각을 넣을래’”라고 의미를 풀어 주는 것.
파스텔과 수채 물감으로 그려진 따뜻한 그림들의 주인공은, 그림책을 읽게 될 아이들 또래의 남자애와 여자애다. 동양인 흑인 백인 아이들이 고루 등장한다. 그 아이들이 살면서 알게 될 가치와 개념들을 쿠키를 매개 삼아 들려준다. “참는다는 건, 쿠키가 다 익을 때까지 기다리고 또 기다리는 거야.” 그럼 ‘당당하다’는 건? “고개를 들고 ‘내가 만든 쿠키는 정말 맛있어’라고 말하는 거야.” 고양이와 강아지, 토끼 같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물들도 그림 속 친구로 등장해 동화적인 분위기를 한껏 낸다.
웃음이 터져 나올 정도로 유머러스하다가도, 때로 진지하고 숙연해진다. 정직이나 용기 같은, 때로는 힘든 실천을 요구하는 단어들도 쿠키라는 친숙한 소재를 이용해 차근차근 설명한다. “말씀드릴 게 있는데요, 실은 그 쿠키, 나비가 가져간 게 아니라 제가 가져갔어요.”(정직이란?) 이어서, “제가 쿠키를 가져갔다고 말씀드리는 게 쉽진 않았어요. 그래도 숨을 한 번 크게 들이쉬고, 사실대로 얘기한 거예요.”(용기란?) 그리고 살짝 철학적인 내용까지도. “지혜롭다는 건 이런 거야. ‘난 내가 쿠키에 대해 다 안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보니 겨우 초콜릿 조각 하나 아는 것 같아.’”
읽고 나면 제목대로 멋진 ‘수업’을 받은 느낌이다.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들도 인생의 소중한 가치들을 새삼 깨달을 듯싶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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