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18년전 발언 때문에…”

  • 입력 2008년 1월 17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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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릴레오 재판 정당” 주장

학생 반발… 대학 강연 취소

교황 베네딕토 16세(사진)가 18년 전에 했던 발언 때문에 대학 강연을 취소하게 됐다고 뉴욕타임스가 16일 보도했다.

교황은 이탈리아 로마의 라 사피엔자 대학 창립 705주년을 맞아 17일 이 학교를 방문해 연설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물리학과를 중심으로 일부 교수와 학생들이 이번 주를 ‘반(反)성직자 주간’으로 선포하고 교황의 방문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기 시작했다.

교황이 추기경 시절이던 1990년 이 대학을 방문해 “1633년에 벌어진 천문학자 갈릴레오에 대한 가톨릭교회의 이단 재판은 정당했다”고 한 발언이 발단이 됐다.

당시 교황은 “교회의 논리적 확신은 갈릴레오보다 훨씬 강했으며 지동설이 갖고 있는 윤리적 사회적 영향력까지도 고려한 것이었다. 갈릴레오에 대한 판결은 이성적이고 정당했다”는 오스트리아 태생의 철학자 폴 파이어아벤트의 발언을 인용했다.

“교황의 초청을 취소하라”며 교수와 학생들의 반발이 커지자 교황청은 15일 일정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해 사실상 교황의 대학 방문을 취소했다.

이에 대해 레나토 과리니 총장은 “학생들의 시위는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는 행위”라고 우려했다. 로마노 프로디 총리도 “우리나라에서는 어떤 목소리도 억눌려선 안 된다”고 말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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