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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10월 28일 21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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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11년만에 파경 선언을 해 세간의 충격을 던져준 '연예계 잉꼬부부' 박철-옥소리 부부.
파경의 직접적인 원인에 대해서는 두 사람 모두 함구하고 있는 가운데 당사자인 옥소리가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입장을 전했다.
갈색 가디건에 머리를 모두 뒤로 넘기고 침통한 모습으로 등장한 옥소리는 28일 서울 강남역의 한 까페에서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그동안 언론 앞에 나서지 않은 것은 지난 11년 결혼 생활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했다"며 사과로 말문을 열었다.
"둘 다 연예인으로 다정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의무감에 살다보니 '잉꼬부부'라는 말을 들었던 것 같다"는 그는 "사실 지난 11년간의 부부생활에 문제가 많았다"고 말했다.
옥소리가 주장한 가정 불화의 원인은 박철의 방탕한 경제관념과 '섹스리스 부부'에 가까운 잠자리 문제.
옥소리는 "결혼 전에 제가 거래하고 있는 은행으로 저를 부르더니 제 예금을 담보로 1억을 대출하고 싶다며 사인을 강요한 적이 있었다. 분위기상 해야 했고, 나와서 '이런 것 싫다'고 했더니 '너에게 빌린 것이 아니다. 다만 내가 갚을 때까지 너가 그 돈을 못 찾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시어머니께서도 나도 쟤 카드빚 갚느라 너무 힘들었다. 주변에 돈을 이야기하는 것도 부끄러울 정도다. 네가 경제권 갖고 생활 잘하라고 당부까지 하셨다"고 말했다.
93년도에 연기를 하면서 2년간 만나게 된 두 사람. 옥소리는 "95년도 SBS '유러시안 대장정'이라는 프로에 진행자로 외국에 나가있었는데 박철씨가 혼자 인터뷰를 해 결혼 기사가 나갔다는 말을 들었다. 그 뒤로 결혼을 했고, 부산에 있는 저희 친정을 찾았을 때 만취해 심한 욕설과 행패를 부려 한동안 친척들과 소원한 관계가 된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소송을 준비하면서 박철씨가 지금까지의 소득이 30억이나 됐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됐다"는 옥소리는 "생활비도 잘 주지 않고, 평소 일주일에 두세번 200~300만원어치의 술값으로 탕진한 박철씨는 한때 사채까지 끌어 쓰며 생활에 힘들어했다"고 말했다.
한번은 연기자협회 선배와 함께 집으로 와 "이번 한번만 용서해주면 새 사람이 되겠다"고 간청해 "함께 부부 CF를 찍고 그 수익을 박철씨에게 모두 주어 사채를 막도록 도왔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G씨는 요리사일뿐.. 성악가 정씨와 한 번의 외도는 있었다
옥소리는 "매사 혼자 결정하고 일방적으로 행동하고 나머지 뒷수습은 제대로 하지 못하는 박철씨 때문에 결혼 생활 동안 힘들었다"며 "산지 10년이 넘었는데 10여회 정도의 잠자리 정도로 많이 외롭게 했다"고 어렵게 털어놨다.
세간에 사진까지 공개된 H호텔의 쉐프와는 집에 가서 요리도 배우고 밥도 먹었지만 영어와 요리 교사 외 그 이상의 관계는 아니라는 것.
다만 몇 년전 우연히 만나게 된 성악가 정씨와의 관계는 외도였고, 박철씨도 알고 있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옥소리는 "정씨가 앨범을 낸다고 해 1억을 빌려달라는 말에 빌려줬고, 그 이후 2억 5천짜리 아파트 전세를 제 명의로 받고 싶다고 부탁해 와 관계를 정리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세간에 알려지지 않은 정씨 이야기를 일부러 꺼낸 것은 소송이 진행되면 언젠가 나올 이야기이고, 회견 자리가 쉽지 않은 만큼 본인의 입을 통해 말하고 싶었다는 옥소리. 그는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는 박철씨가 이것을 소송에 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혼 생활 11년 동안 이혼을 생각해왔다"는 옥소리는 "재결합 할 생각은 없다"고 조용하지만 단호하게 말했다.
"현재 시댁과 친정을 오가고 있는 아이는 꾸준히 만나며 대화하고 있다"는 그는 "여덟살 된 딸이 '엄마 재판은 언제 끝나'라고 물어 가슴이 아팠다"며 눈물을 떨구기도 했다.
옥소리는 "두 사람은 공인이지만 여느 부부와 같은 사생활도 보장받고 싶다"며 "성인인 두 사람이 원만히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1996년 결혼한 박철 옥소리 부부는 지난 9일 박철이 법원에 옥소리를 상대로 이혼 및 재산분할 청구 소송을 제기하면서 파경 소식이 알려졌다.
지난 24일에는 옥소리와 웨딩 사업을 함께 하고 있는 백종은 대표가 폭로성 기자회견을 펼치면서 세간의 관심을 모으며 결과적으로 박철측의 입장을 두둔하기도 했다.
양측은 이혼에는 암묵적으로 합의했지만, 양육권을 둘러싸고 치열한 법적 공방을 이어갈 것을 예고하고 있다.
스포츠동아 이유나 기자 lyn@donga.com
사진=양회성 인턴 기자 yoh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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