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신용평가사들이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이 올해보다 오를 것이라고 예상하면서도 업종간 실적의 양극화로 ‘K자형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K’ 모양처럼 일부 업종은 상승세를, 나머지는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는 설명이다. 반도체와 전자 및 전력기기 업종 등은 신용등급이 오르는 반면 건설업과 금융업, 석유화학업, 2차전지 업종 등은 등급이 내려갈 것으로 예상됐다.
S&P글로벌 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1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 호텔에서 공동 세미나를 열었다. S&P글로벌은 현재 한국 기업의 신용 여건이 최악의 국면을 지났다고 평가했다. 한국 GDP의 전년 대비 성장률이 올해 1.1%에서 내년 2.3%로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박준홍 S&P 상무는 “최근 한국과 미국 간의 합의를 통해 초기에 우려했던 관세 부담도 일부 완화됐고, 글로벌 거시경제 환경 또한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반도체 산업 관련 업종과 이 외 업종 간의 양극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됐다. 김제열 S&P 이사는 “화학 부문은 공급 과잉 지속과 더딘 구조조정으로 인해 하방 압력이 가장 강할 것으로 예상되고, 반도체 산업은 AI(인공지능) 주도의 수요 증가에 힘입어 상당히 좋은 실적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나이스신용평가도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이 오르지만 경기 회복세가 일부 산업에 집중되면서 K자형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경기 침체 후 업종들이 일부는 회복하지만 일부는 악화하는 양상을 보일 것이란 얘기다. 송기종 나이스신용평가 평가정책본부장은 “(내년)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의 확대가 진행될 것”이라며 “반도체와 전력기기 산업을 중심으로 수혜 효과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지난달 나이스신용평가 신용등급의 상·하향 배율은 0.96배였다. 지난해 0.84배보다 소폭 높아졌지만, 여전히 등급이 내려간 기업이 많다는 뜻이다. 상·하향 배율은 기업들의 신용등급에서 상향 조정한 건수를 하향 조정한 건수로 나눈 수치다. 배율이 1보다 낮으면 하향된 기업 수가 상향된 기업 수보다 많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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