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만화삼국지

  • 입력 2007년 7월 30일 17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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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삼국지 세트
◇만화삼국지 세트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동양 최고의 고전 삼국지가 3부작 15권의 만화책으로 재탄생했다.

황석영이 번역한 삼국지 원본을 인기 만화가 이충호가 감각적인 솜씨로 그려낸 ‘만화삼국지’는 과거의 엉성한 만화삼국지와 많이 다르다. 7년 만에 완성된 황석영의 원본에 다시 4년간 만화로 옮기는 작업을 거쳤으니 완간까지 도합 11년이 걸린 셈이다.

15권의 방대한 분량이라 이야기 전개에 여유가 있고 역사적 호흡도 무리 없이 살렸다. 등장인물들의 섬세한 심리 변화를 잘 묘사해 재미를 더했다.

원본에 충실해 줄거리를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쉽고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그렸다. 이충호의 만화답게 수많은 등장인물들의 캐릭터도 살아 숨쉬고 있다. 역사적인 주요 사건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점도 눈길을 끈다.

특히 어린이용 만화삼국지에 걸맞게 친절한 안내와 섬세한 해설로 독자를 배려한 점이 돋보인다.

이야기 중간 중간 캐릭터인 ‘토마와 삼국지’가 등장해 삼국지와 관련한 주요 상식을 재미있게 알려준다. 각 권 말미에는 이해를 돕기 위해 부록으로 주요 전투의 지도와 각종 연표, 삼국지로 알아보는 역사상식 등을 친절하게 실었다.

그러나 어린이용 만화책이라고 해서 한나절이면 쉽게 읽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만화 본연의 재미를 추구하면서도 내용과 구성이 워낙 탄탄해 한 장 한 장 허투루 넘기기 힘들다.

방학을 맞은 자녀들의 선물용으로 제격이지만, 부모도 한번 잡으면 쉽게 책에서 손을 떼기 힘들다. 더운 여름날 시원한 수박이라도 먹으면서 온 가족이 거실에 누워 만화 삼매경에 빠져보는 것도 좋은 피서법이라고 감히 권해본다. 최소한 이틀은 집안이 조용하리라.

책은 삼국지의 본 고장인 중국에 수출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태국에도 판권이 이미 팔렸다.

※황석영 = 1962년 사상계 신인문학상을 통해 등단했다. 유려하고 깊이 있는 글쓰기와 탁월한 작품성을 인정받아 매년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된다. 소설 『객지』『장길산』『오래된 정원』『무기의 그늘』『한씨 연대기』『삼포 가는 길』『손님』등을 냈다. 소설은 이미 미국 프랑스 중국 일본 대만 등 여러 나라에서 출간됐고, 영국과 독일 스페인에서도 곧 번역 출간된다.

※이충호 =『마이러브』『까꿍』으로 우리 만화 100만부 판매 시대를 연 작가이다. 두 작품의 연이은 밀리언셀러로 90년대 가장 주목받는 젊은 작가로 꼽히기도 했다.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감각적인 터치는 이미 만화계에 정평이 나 있다. 후속 작 『눈의 기사 팜팜』『블라인드 피쉬』에서는 색다른 시도를 보여줘 인정을 받기도 했다.

◇만화삼국지/ 황석영 정역, 이충호 그림, 김태관 각색, 나관중 원작/ 각권 180여 쪽/ 각권 8,900원/ 애니북스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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