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비판 이유로 취재제한 안 된다”

  • 입력 2007년 7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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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일간지 가디언의 데이비드 허스트 외교담당 논설위원이 4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언론의 취재시스템과 북핵 문제 등에 대한 견해를 밝히고 있다. 황인찬 기자
영국 일간지 가디언의 데이비드 허스트 외교담당 논설위원이 4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언론의 취재시스템과 북핵 문제 등에 대한 견해를 밝히고 있다. 황인찬 기자
“국가 지도자가 비판 언론에 등을 돌려서는 안 됩니다.”

영국의 진보 성향 일간지 가디언의 데이비드 허스트(52) 외교담당 논설위원은 4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허스트 논설위원은 “한국의 취재 선진화 시스템에 대해 들었다”며 “언론이 정부를 비판한다고 정부가 언론의 접근을 제한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영국에서도 관공서 내에 전문 기자들과 정부 관료들이 만나서 정책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로비(lobby)’라는 공간이 있다”고 소개하고 “관공서 내에 기자실을 두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토니 블레어 전 총리는 인기가 최악으로 떨어지자 정책을 어떻게 만드느냐에 신경을 쓰는 게 아니라 언론의 헤드라인에 더 관심을 가졌다”며 “지도자는 언론에 대해 성숙된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허스트 논설위원은 6자회담을 통한 북한 핵문제 해결 전망과 관련해 “북한의 핵시설 폐쇄는 희망적이라고 본다. 북한이 개혁 개방으로 가야 한다는 것을 깨달은 것 같다”며 “북한 지도부가 북한이 한국 중국과 경제 격차가 벌어지는 것을 더는 좌시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한국의 대북(對北) 햇볕정책에 대해 “한국에 대한 북한의 적대적인 시선을 거두는 데는 성공했지만 햇볕이 제대로 쬐고 있는지는 의문”이라며 북한에 지원한 물품의 사용처가 투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허스트 논설위원은 “고든 브라운 총리가 최근 성문 헌법을 개정하려는 것은 블레어 전 총리가 마치 대통령제하의 대통령처럼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고 의회를 무시하려 했기 때문에 총리의 권한을 제한하는 등 의회주의의 본연으로 돌아가려는 시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에 대해 “보통의 영국 사람들은 삼성이나 현대는 알아도 한국은 모르는 게 현실”이라고 전했다.

그는 한국국제교류재단(이사장 임성준)의 초청으로 1일 처음으로 방한했다. 방한 기간 중 천영우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 남북관계 전문가를 만났으며 7일 출국한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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