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에세이]꽃과 그림자

  • 입력 2007년 6월 25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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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황토 담벼락 아래 원추리 두 녀석이 각자 꽃을 피웠습니다. 처음엔 꽃대 맨 위 두 송이만 보였는데 자세히 보니 아래쪽에도 ‘그림자 꽃’ 두 송이를 피웠더군요. 위쪽 ‘밝은 꽃’은 옆에 있던 나무가 어둡게 만들어 준 그림자를 배경으로 더 환하게 빛나고, 아래쪽 ‘어두운 꽃’은 밝은 담벼락 덕분에 윤곽이 선명합니다. 돋보이는 누군가, 혹은 무언가의 뒤에는 항상 그것들이 눈에 잘 띄게끔 ‘배경’으로 만족하는 밝음이나 어두움이 있나 봅니다. 묵묵히 자신을 낮추고 때로는 희생도 마다하지 않는 모든 자연에 감사하는 마음을 보내고 싶어졌습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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