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경매’, 미술품 유통 시장 혁명 일으키나…

  • 입력 2007년 6월 12일 14시 14분


‘온라인 경매, 과연 미술품 유통 시장에 혁명을 일으킬 것인가?’

최근 미술품 경매사뿐 아니라 학계, 애호가들 사이에 온라인 경매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온라인 미술품 경매가 활성화되면서 오프라인 시장까지 넘보고 있다. 실제로 올 들어 온라인 경매를 통해 거래되는 미술품 건수가 오프라인 거래량을 앞질렀다.

“온라인 경매, 미술품 유통 시장 혁명 일으킬 것”

현재 국내 온라인 미술품 경매를 주도하는 곳은 ‘포털아트’다. 포털아트는 지난 2005년부터 인터넷을 통해 북한 미술품 경매를 시작했다. 이후 2년여 만에 미술품 경매 거래 건수가 1만점을 돌파하며 대표 인터넷 경매사로 급성장했다.

올 1월부터는 국내 유명 원로화가들의 작품도 공급하고 있으며 월 1,500여점 이상의 미술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는 오프라인 경매사와 화랑에서 거래되는 전 작품 수(1000~1200점)보다 많다.

포털아트 김범훈 대표는 온라인 미술품 경매 시장의 성장 이유로 미술품 판매 가격 인하를 첫째로 꼽았다.

“우리나라 그림 가격에는 거품이 많다. 일본, 프랑스 등 선진국에 비해 터무니없이 비싸다. 화랑들이 높은 가격을 고수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화랑들이 판매하는 그림가격을 20~30% 수준으로 끌어내려 1/5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 그림 값을 현실화시켜 일반인들도 쉽게 미술품을 접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다른 미술품 경매사인 ‘서울옥션’은 지난 2월부터 인터넷 경매를 시작했다. 매일 1~2점씩 작품을 온라인에 올렸는데 지금까지 단 한 차례를 제외하고 모두 낙찰됐다.

박상도 온라인경매팀장은 온라인 경매 시장에 대해 “전망이 상당히 밝다”고 강조한 뒤 “온라인 거래의 생명은 작품에 대한 보증이다. 고객이 전시 작품을 직접 볼 수 있는 오프라인과 달리 온라인은 이미지만 보고 구입하기 때문”이라며 “이 부분만 해결된다면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들은 “오프라인 경매의 경우 거래되는 미술품 가격이 높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참여하는 게 어렵지만 인터넷 경매에는 낮은 가격의 작품들이 출품되기 때문에 관심 있는 사람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며 머잖아 인터넷 경매가 미술품 유통 시장에 혁명을 초래해 미술품 경매 시장의 중심축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인터넷 경매, 위작 유통 원천적으로 차단…고객 신뢰 원천”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화랑가 및 학계의 시선은 곱지만 않다.

경희대 최병식 미술대학 교수는 “온라인의 경우 작품의 진위 확인이 어렵다. 작품을 직접 시각적으로 보는 것과 웹상에서 사진 자료로 보는 것은 엄청 큰 차이가 난다. 거래가 됐을 때도 보증이나 반환 같은 사항들이 완벽하게 해결되지 않아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며 온라인 경매 시장의 문제점을 열거했다.

서울 인사동에서 화랑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51) 씨도 “온라인 경매가 공식적인 미술시장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질적인 향상이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인터넷에서는 현실적으로 저가의 작품이 거래될 수 있기 때문에 질적 향상을 기하기 어렵다. 또한 신뢰도 제대로 구축돼 있지 않기 때문에 시장 형성이 힘들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온라인 경매사들은 인터넷 거래에는 원천적으로 위작이 유통될 수 없기 때문에 오프라인 경매사보다 더 큰 신뢰를 받고 있다고 반박했다.

김범훈 대표는 “인터넷 거래의 장점은 진품이 아닌 제품을 완벽하게 가려낼 수 있다는 데 있다”며 “그런 신뢰가 바탕에 깔려 있기 때문에 인터넷 미술품 구매에 사람들이 몰리고 있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김 대표는 또한 “인터넷 경매의 생명은 위작 여부를 가리는 것이다. 오프라인의 경우 지난 20년 동안 판매 의뢰를 한 2,550여점 중 30%가 진품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며 “그러나 우리는 0.1%의 위작도 없다. 화가로부터 직접 받은 작품만 판매하고 유작을 취급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김승훈 동아닷컴 기자 h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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