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작의심 이중섭-박수근 그림 2600여점 감정 의뢰

  • 입력 2007년 1월 5일 17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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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이중섭, 박수근 화백의 위작(僞作)으로 의심되는 그림 2682점의 진위를 파악하기 위해 전문기관에 감정을 의뢰하기로 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부장 임상길)는 5일 "검찰이 압수해 보관하고 있는 이중섭, 박수근 화백의 그림 중 진본이 섞여 있을 가능성이 있어 그림을 모두 외부 전문기관에 의뢰해 진위를 가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사건은 2005년 3월 이중섭 화백의 아들 태성 씨가 서울옥션에 부친의 작품 8점의 판매를 의뢰해 4점이 낙찰된 뒤 한국미술품감정협회가 "이 작품들은 모두 위작"이라고 주장하면서 불거졌다. 때마침 김용수 한국고서연구회 명예회장이 소장한 이중섭, 박수근 화백 그림 수백 점이 공개돼 논란이 확산됐다.

감정협회와 이태성·김용수씨 측이 대립하며 명예훼손 등 혐의로 맞고소했고 검찰은 김 씨등이 갖고 있던 이중섭 화백 그림 994점, 박수근 화백 그림 1746점 등 총 2740점을 압수했다.

검찰은 2005년 10월 이 중 58점에 대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등에 감정을 의뢰한 결과 모두 가짜라는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시 감정을 받지 않은 2682점에 대해서도 이번에 위작 여부를 판정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이 그림들은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위탁 보관 중이다.

이번 감정에는 그림에 쓰인 안료의 미세량을 채취해 채색 연대를 밝히는 방법, 화지 절단면의 산화 정도를 측정해 종이 제작 연대를 확인하는 방법 등 2005년 수사 때 사용되지 않았던 새 방법이 사용될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감정이 끝난 뒤 누가 위조를 했고 어떻게 위작이 유통됐는지 등을 수사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들 작품에 관한 내막을 상세히 알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이태성 씨가 일본에서 귀국하지 않고 있어 수사가 난관에 부닥칠 가능성도 있다.

장택동기자 will7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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