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후반전 대비하기 30선]<1>유쾌하게 나이 드는 법 58

  • 입력 2006년 11월 1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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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 연중 캠페인 ‘책 읽는 대한민국’ 제10부 ‘인생 후반전 대비하기’ 30선을 1일 시작합니다. 사회의 급속한 고령화가 진행되는 요즘, 미래를 준비하는 지혜를 전해줄 책들을 소개합니다.》

먼저 사과하고, 화해하고, 도움을 주라

나이를 먹는 것이 과연 유쾌할 수 있을까? 타임지 에세이스트이자 미국 공영방송 PBS에서 논평을 맡고 있는 저자는 그럴 수 있다고 말한다. 마흔이 넘으면 자신의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하고 주름도 아름답게 보이려면 정말 유쾌하게 늙어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이 책을 펼쳐들었다.

책의 원제는 ‘Rules for Aging’이다. 한글판 제목처럼 유쾌하게 나이 드는 방법보다 자기반성과 내적 수양을 통해 노화에 대처하라는 인생 지침으로 와 닿는다. 저자가 제시한 법칙 중의 반 이상은 지극히 귀에 익숙하게 들어온 말들이거나, 때로는 경험에서 터득한 진리이기도 하다.

예컨대 저자는 ‘서른이 넘었으면 자기 인생을 부모 탓으로 돌리지 말라’는 말을 언급하면서 이 나이를 스물다섯으로 낮추라고 한다. 인생의 연륜이 있는 독자뿐만 아니라 20대도 곱씹어 볼 만한 대목이다. 책의 구성도 유쾌하다. 목차는 제일 뒤에 있어 58가지의 법칙을 되새기게 하고, 책 내용에서 언급된 인명의 색인은 보너스로 곁들인 상큼한 상식이다.

‘당신이 잘못한 일은 당신이 먼저 야유를 퍼부어라’ ‘당신을 지겹게 하는 사람은 바로 당신이다’처럼 냉소적인 조언에서 ‘자기반성은 적당하게 해야 오래 산다’라는 역설적인 표현에 이르기까지, 단 한 줄의 법칙도 그냥 넘어갈 수가 없다.

‘적은 무시하라. 아니면 확실하게 죽여 버려라’ ‘학연, 지연, 경력부터 따지는 사람을 가까이 하지 말라’ ‘친구에게 그 친구를 중상하는 소식을 전해 주는 사람이 되지 말라’ ‘당신보다 자신감이 없는 사람을 위해서는 일하지 말라’ 등과 같이 저자는 자기 자신에서부터 타인에 대한 처세술, 대인관계를 통한 인생관에 이르기까지 예리한 도움말을 전해 준다.

또한 ‘명성을 좇지 말되 있으나마나한 존재는 되지 말라’ ‘묵묵하게 그리고 꾸준히! 이것이 경주에서 이기는 비결이다’ ‘무슨 일이든 돈 때문에 하지 말라’ ‘원래 목적을 기억하라’처럼 명성과 돈, 순간적 인기를 위한 노력보다 인내와 겸손에서 우러나오는 목적의식을 동반한 노력을 강조한다.

저자는 자신이 납득할 수 있는 좋은 고집을 키우라고도 한다. 심한 ‘괴벽’이 아닌 자신만의 독특한 습관이나 행위를 고집한다면, 그것이 이상하더라도 합리를 추구하는 세상 사람들이 당신에게 적응해 줄 것이라는 의미에서다.

잘 늙기 위한 그의 마지막 지침은 인생의 완숙미를 더해 준다. 즉 ‘먼저 사과하라, 화해하라, 도움을 주라’고 하는 이 법칙은 어쩌면 가장 익숙하게 접하고 잘 알면서도 실천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세상살이에서 어떤 자극을 받았을 때 타성으로 굳어 버린 반응과 충돌하지 않도록 경계하라. 그러면 완벽한 인생은 영원히 당신 것이 된다’는 저자의 서문을 음미하며 이제 유쾌하게 나이 드는 자신만의 법칙을 찾아가 보자.

최은경 한림대 일송생명 과학연구소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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