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온가족 오순도순 ‘책의 바다’서 재미 낚으세요

  • 입력 2006년 9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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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런해야 잘 논다. 징검다리 추석 연휴. 재주껏 이어 붙여 여행을 떠날 사람은 이미 모든 준비를 다 끝냈을 것. 영화관, 공연장의 표 예매는 또 어디 만만한가. 이래저래 게으른 자의 은 TV일 테지만 허구한 날 TV 들여다보기도 지겨울 터. 이럴 때 책을 동무 삼아 뒹굴어 봄은 어떨까. 추석 연휴에 방에서 뒹굴 ‘방콕족’의 위안거리, 귀향 혹은 여행길의 동행자로 적당한 책들을 골라봤다. 만화 소설 비소설 세 분야로 나눠 볼만한 책 7권씩을 추천받았다. 추천자들에게 부탁한 선정 기준은 ‘①절대로 머리 아프지 않고 ②TV보다 재미있어야 하며 ③차나 비행기 안에서 보기에도 좋지만 ④헛돈 썼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것’이었다.》

▽만화▽

‘타짜’의 작가 허영만 씨는 온 가족이 돌려 볼 수 있는 만화로 윤태호의 ‘로망스’를 추천했다. 그는 “소외된 노인들을 소재로 했지만 슬프지 않으며 따뜻하고 소박한 개그만화”라면서 “보다 보면 마음도 훈훈해져 추석에 잘 어울린다”고 말했다.

마쓰모토 다이요의 ‘하나오’도 따뜻한 가족용 만화. 성장이 멈춘 아버지와 너무 빨리 철이 들어가는 아들이 야구를 통해 교감하는 이야기다.

‘위대한 캣츠비’의 작가 강도하 씨는 ‘20세기 소년’으로 유명한 일본 만화가 우라사와 나오키의 신작 ‘플루토’ 1권을 ‘필독 만화’로 꼽았다. 이 책은 우주소년 아톰을 원작으로 한 SF 미스터리 만화다.

강 씨는 “우라사와의 전작 ‘마스터 키튼’의 속도감, ‘몬스터’의 긴밀함이 모두 녹아 있고 우라사와 작품 특유의 개성과 원전의 매력이 이상적으로 결합된 책”이라고 추천했다.

강 씨는 또 여성 독자에겐 젊은 남녀의 동거이야기를 그린 ‘크래커’를, 젊은 남성 독자에겐 하드보일드한 ‘씬 시티’를 각각 권했다.

만화
플루토우라사와 나오키
하나오마쓰모토 다이요
크래커토마
씬 시티프랭크 밀러
귀신석정현
박재동의 실크로드 스케치박재동
로망스윤태호

▽소설▽

쉽고 재미있게 읽히기로는 성석제와 박민규의 소설만 한 것이 없다.

‘펭귄 뉴스’를 쓴 소설가 김중혁 씨는 짧은 소설 모음인 성석제의 ‘번쩍하는 황홀한 순간’을 두고 “일상의 즐거움을 재발견하게 해 주는 책”이라고 말했다.

그는 “소설을 읽으면서 무릎 치고 배 잡고 웃다 보면 눈물이 난다”면서 “폭소를 터뜨리게 하는 에피소드들이 모두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에서 나온 터라 재미와 감동을 함께 주는 이야기라는 게 어떤 것인지 보여 준다”고 추천했다.

박민규의 작품 중에선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이 연휴에 편한 자세로 보기에 적당하다. 아등바등 사는 사람들의 뒤통수를 치는 이 소설은 코믹한 만담을 관람하는 기분으로 읽을 수 있다.

출판평론가 표정훈 씨는 ‘맛’ 등으로 국내에 열혈 마니아가 적잖은 영국 작가 로알드 달의 신작 ‘기상천외한 헨리 슈거 이야기’를 꼽았다. “무엇보다 상상력에, 이야기를 섬세하게 짜는 기술에 놀라며 다음 장이 궁금해지는 소설”이라는 점이 추천 사유다.

소설
나무인간조안 스파르
기상천외한 헨리 슈거 이야기로알드 달
스티븐 킹 단편집스티븐 킹
번쩍하는 황홀한 순간성석제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박민규
축복받은 집줌파 라이히
짧은 뱀베르나르 뒤 부슈통

▽비소설▽

강신철 (한남대 경영정보학과 교수) 100권독서클럽 운영위원장은 “미국 가는 비행기 안에서 12시간을 무료하지 않게 도와준 책”이라며 이정우의 ‘탐독’을 추천했다. 짧은 시간 안에 동양 고전의 여러 면을 섭렵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다.

그는 연휴에 남도 여행을 할 예정이라면 ‘정약용과 그의 형제들’을 들고 가라고 권했다. “조선시대 한 선비의 올곧은 삶을 무협지 읽듯 읽을 수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또 ‘브레인 스토리’는 요즘 유행인 뇌과학을 이해하기에 가장 쉬운 책이라 볼 만하고, 미국 여의사가 호주를 횡단한 경험을 쓴 ‘무탄트 메시지’는 밑줄을 긋고 싶은 구절이 많을 테니 펜을 들고 읽으라는 권유다.

출판평론가 한미화 씨는 긴 귀향길에 ‘오기사 행복을 찾아 바르셀로나로 떠나다’를 들고 가면 좋을 것이라고 권했다. “0.3mm 펜으로 그려낸 넘실거리는 스페인 풍경과 구시렁거리는 ‘소심남’ 오기사의 투덜거림을 듣다 보면 어느새 종착역에 다다를 것”이라고 장담했다.

※추천자 △만화=허영만(만화가),강도하(〃), 원수연(〃) △소설=김중혁(소설가), 표정훈(출판평론가) △비소설=강신철(100권독서클럽 운영위원장), 한미화(출판평론가)

비소설
탐독이정우
정약용과 그의 형제들이덕일
브레인 스토리수전 그린필드
무탄트 메시지말로 모간
오기사 행복을 찾아 바르셀로나로 떠나다오영욱
그림 속 여인처럼 살고 싶을 때이주헌
김점선 스타일 1김점선

김희경 기자 susanna@donga.com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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