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추석연휴… 관객들 올까?… 공연계 ‘울상’ 영화계 ‘글쎄’

  • 입력 2006년 9월 23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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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 연휴가 호재일까, 악재일까.’

추석 연휴(10월 5∼8일)를 앞두고 공연계와 영화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영화계에서 추석은 설과 더불어 최고 대목으로 꼽힌다. 반대로 공연계는 명절이면 한산하다. 그러나 올해는 30일부터 다음 달 8일까지 최대 9일의 연휴도 가능하기 때문에 공연계에서는 관객을 끌어 모으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영화계도 낙관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공연계의 할인 마케팅=추석 연휴는 평소보다 싸게 공연을 즐길 수 있는 기회다. 일부 제작사가 티켓 특별 할인에 나서기 때문이다. 소극장 뮤지컬 ‘살인사건’은 추석 연휴인 10월 첫째 주(3∼8일)에 한해 티켓을 절반 이상 파격적으로 할인 판매하는 등 20∼30%씩 가격을 낮춘 공연이 많다.

가족을 겨냥한 할인 마케팅도 있다. 연극 ‘라이어’의 서울 강남 공연은 추석 연휴에 ‘가족패키지’를 만들어 가족 단위(4인 기준) 관객에게 관람료를 30% 깎아 준다. 배우들과 사진을 함께 찍은 뒤 집으로 배달해 주는 이벤트도 마련했다. ‘난타’도 가족 관객(3인 기준)에 한해 할인을 실시한다. 송편은 덤.

무술 가족의 이야기를 코믹하게 그린 무술 퍼포먼스 ‘점프’는 평일보다 공연 횟수를 늘려 하루 2회로 편성했다. 추석 연휴에 가족 단위 관객을 끌어 모을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공연을 쉬는 경우=연극 ‘춘천 거기’의 경우 4∼6일 공연이 없다. 홍보 담당 안샘 씨는 “어차피 추석 직전에는 관객이 별로 없는 만큼 3일간 공연을 쉬기로 했다”며 “초대 관객 이벤트로 객석을 채우려 해도 이벤트를 협찬하는 기업들이 추석 연휴는 피해 달라고 해서 여의치 않았다”고 말했다. 뮤지컬 ‘컨페션’이나 ‘거울공주 평강이야기’도 추석 전날인 5일과 추석 당일인 6일 공연을 쉰다.

‘최악의 날’은 추석 당일보다 추석 전날. 명절 당일에는 차례를 지낸 뒤 오후부터 가족 단위 관객들이 나오지만 전날은 다들 추석 준비로 바빠 객석이 텅텅 빈다. 이 때문에 중년 주부들이 주 관객층인 폐경기를 소재로 한 뮤지컬 ‘메노포즈’의 경우 추석 당일은 정상 공연을 하고 추석 전날엔 공연을 쉰다. 제작사인 뮤지컬해븐의 선다인 실장은 “여성들의 경우 추석 당일보다 오히려 전날에 차례 지낼 음식을 장만하느라 더 바쁜 만큼 추석 전날에 공연을 쉬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 영화는 미지수=예년 추석만큼 관객이 들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해외여행 관광객이 많을 경우 예상외로 관객이 줄어들 수 있다. 추석 이후가 아닌, 추석 이전에 공휴일이 끼어 있는 것도 변수다. 영화배급사인 쇼박스의 김태성 부장은 “지난해 추석 연휴 첫날 관객이 90만 명이었으나 연휴 마지막 날은 119만 명을 기록했다”며 “명절을 보낸 뒤 영화를 보는 관객이 더 많다”고 말했다.

한편 연휴 관객들을 잡기 위한 영화계의 이벤트도 나왔다. 영화 ‘구미호 가족’의 경우 영화 포털사이트 ‘맥스무비’ 홈페이지에 ‘내가 고향에 가야 하는 이유’를 한 줄로 남기는 이벤트를 25일까지 실시한다. 당첨자는 추첨을 통해 부산(29일), 광주(10월 2일)로 내려가는 귀성버스를 무료로 태워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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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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