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다른 패션소품, 만년필에 ‘필’이 꽂힌다

  • 입력 2006년 9월 4일 20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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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과 외모 가꾸기에 관심이 많은 회사원 임모(35) 씨. 출근 준비를 할 때면 넥타이나 시계, 구두 못지않게 만년필에 신경을 쓴다.

"와이셔츠 색상에 맞춰 만년필을 꽂아요. 흰색 셔츠에는 크리스털로 장식된 검정 만년필, 분홍색 와이셔츠에는 화려한 꽃무늬 만년필을…."

임 씨에겐 만년필이 넥타이핀이나 커프스처럼 하나의 패션 소품이다. 그는 "주머니에 섹시한 디자인의 만년필이 꽂혀 있으면 내 자신이 돋보이는 것 같다"며 "다른 액세서리와 달리 만년필은 '품격'이 묻어나오는 것 같아 더 즐겨하게 된다"고 했다.

●남자의 멋과 자존심을 나타낸다

검정색 바탕에 금장식, 묵직하고 두툼한 몸체로 상징되던 만년필이 패션 액세서리로 화려하게 변신하고 있다.

빨강 파랑 핑크 골드 등 색상이 다양해졌고 꽃무늬나 악어무늬, 크리스털, 다이아몬드 등으로 화려하게 치장한 제품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사각형의 파격적인 디자인도 선보였다.

패션에 대한 남성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만년필 시장도 패션과 접목되는 추세인 것.

특히 만년필이 '성공한 사람들의 액세서리'로 여겨지면서 20, 30대 젊은층에서도 고가(高價) 만년필 소비가 늘고 있는 모습이다.

여성들이 수십만 원짜리 명품 지갑과 핸드백을 사는 것과 비슷한 심리로 남성들은 고급 만년필로 멋과 자존심을 세우려는 것이다.

만년필 수입회사 '항소'의 최윤영 상품기획팀 과장은 "과거에는 주로 선물을 하기 위해 만년필을 샀지만 요즘은 본인의 개성을 표현하는 액세서리의 하나로 만년필을 찾는다"며 "골드, 블루 등 화려한 색상과 독특한 디자인을 찾는 젊은층이 많다"고 말했다.

●화려한 디자인에 크리스털, 다이아몬드까지

만년필 브랜드뿐만 아니라 명품 패션, 보석 브랜드들도 만년필을 내놓는 모습이다.

최근에는 하반기 패션 트렌드를 반영한 골드 색상의 만년필이 많이 나왔다.

영국 만년필 브랜드 '파카'는 금과 순은을 소재로 한 '버밀'을 이용해 신제품을 내놨다. 명품 패션 브랜드 '구찌'는 금으로 도금하고 로고로 장식한 펜을, 명품 보석 브랜드 '까르띠에'도 악어무늬의 골드 만년필을 선보였다.

프랑스 만년필 브랜드 '워터맨'은 아예 여성용 만년필 '오다스 2006 컬렉션' 시리즈를 내놨다. '란제리 룩(속옷 패션)'을 연상시키는 디자인, 초록색 바탕에 꽃무늬 등으로 화려함을 강조했다.

전통적인 검정 만년필의 대명사인 듀퐁과 몽블랑도 다이아몬드가 박힌 만년필을 선보였다. 해외에서 판매되고 있는 몽블랑의 '보헴 로열'은 1430개의 다이아몬드가 박혀 2억 원이 넘는다. 워터맨은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로 꾸민 만년필을 한정판으로 내놓기도 했다.

정임수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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