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아주고 싶은 마음, 안기고 싶은 몸…드라마 속 연하남 인기

  • 입력 2006년 8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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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 누나.”

멋진 외모에 젊음이 넘치는 박력, 사랑에 대한 순수함까지 갖춘 연하의 남성이 프러포즈를 한다면?

TV에서 ‘연하남’이 뜨고 있다. TV 드라마마다 매력적인 연하남이 등장해 연상녀와 사랑의 줄다리기를 벌인다.

연하남 전성시대에 대해서는 여성 중심적인 시각으로 남성을 성상품화하는 것이란 시각이 많다. 여성작가들이 방송계를 ‘장악’함에 따라 여성의 시각에서 남녀문제를 다루게 됐고 자연스레 요즘 여성들의 이성관이 드라마에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KBS 주말드라마 ‘소문난 칠공주’의 연하남과 MBC에서 주말 밤에 방영하는 ‘발칙한 여자들’의 장우진, SBS 수목드라마 ‘돌아와요 순애씨’의 한재웅은 모두 이상형의 연하남이다.

드라마 속 연하남의 공통점은 외모가 준수하고 마음은 더할 나위 없이 순수하다는 것이다. 연상의 여성들이 주위 시선을 생각해 구박해도, 연하남들은 소신을 굽히지 않고 사랑 하나만 바라보며 끈기 있게 구애를 펼친다.

연하남(박해진)은 곱상한 외모에 여린 성격이지만 사랑하는 나설칠(이태란) 앞에서는 강한 남자가 된다. 극중 이름마저 연하남인 그는 설칠이 싫다며 뿌리쳐도 굴하지 않고 때로는 찰거머리 스토커처럼, 때로는 편안하고 귀여운 동생으로 다가간다.

장우진(이기우)은 아들이 있는 이혼녀 송미주(유호정)에게 조건을 버린 순수한 연정을 느낀다. 그는 잘나가던 전직 야구선수로 큰 키에 잘 빠진 몸매를 가졌다. ‘싸가지’ 없어 보이는 말과 행동은 동생처럼 귀엽지만 밤늦게 술 취한 미주가 집에 잘 들어가는지 보기 위해 묵묵히 뒤를 따라가는 모습에서는 듬직함마저 느껴진다.

한재웅(장지우)은 고등학생이지만 누나 초은(박진희)의 동료 여승무원 소영(황지현)에게 “누난 내 여자” “넌 내 거”라며 박력 있게 돌진한다. 소영이 새침한 표정으로 “동생일 뿐”이라고 내숭을 떨면 과감한 스킨십까지 시도한다.

브라운관 밖에서도 연하남 역을 맡은 이들의 인기가 높다. 박해진의 다음 팬카페는 회원이 1만1000명을 넘어섰다. 연하남 때문에 ‘소문난…’을 즐겨 본다는 석지희(28) 씨는 “어려서 세상의 때가 덜 묻고 귀여운 캐릭터라 좋다”며 “연하남을 만나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주향(철학과) 수원대 교수는 “연하남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여성들의 선택권이 넓어진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여성들이 성적으로 주체성을 찾으며 과거에 금기시하던 이성관계를 자연스럽게 수용하는 과도기적 현상이 TV나 영화에 반영됐다”는 것이 이 교수의 분석이다.

‘돌아와요 순애씨’ 제작발표회장에서 만난 박진희
SBS 새 수목드라마 ‘돌아와요 순애씨’ 제작보고회
KBS 새 주말드라마 ‘소문난 칠공주’ 제작발표회
‘타이트 패션’으로 눈길 끄는 건강미인 이태란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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