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인간도 한때는 냄새로 대화했다?…인간과 사물의 기원

  • 입력 2006년 7월 29일 03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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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과 사물의 기원/장 그노스·김진송 지음/400쪽·9800원·열린책들

의자의 다리는 하나였다. 그런데 어떻게 넷으로 변했을까? 개를 부러워해서다. 개처럼 인간의 사랑을 얻고자 의자의 다리는 넷이 됐다. 물론 말이 안 된다. 좋게 말해 희한한 상상력, 솔직히 말해 ‘거짓말’이다.

저자는 서문에서 인류 역사를 통틀어 만물의 기원이 진실인 적은 없었다고 단언한다. 이 책은 인간과 사물의 기원에 관해 저자가 펼쳐 보이는 새로운 논리 모음이지만, 그마저도 사기이자 억지일 수 있다고 전제해 놓는다. 그 말대로 믿을 수 없는 얘기투성이다. 인간이 목소리가 아닌 냄새로 의사소통을 했던 때가 있었다고, 비행기는 염력으로 날아다닌다고, 인간에게는 최근까지 꼬리가 있었다고 주장한다. ‘거짓말’이라고 일찌감치 밝혀 놓았으니 별스러운 발상에 담긴 시니컬한 문명 비판을 따라 읽으면 된다.

도대체 저자가 뭐 하는 사람인지 궁금할 만하다. 표지에는 장 그노스와 김진송의 이름이 나란히 적혀 있다. 책날개를 보면 장 그노스는 ‘1959년생 세울로 출신’이라고 돼 있다. 김진송 씨는 1959년생 서울 출신. 속았다고 화내기 전에 다시 한번 살펴볼 것. 김 씨가 저자가 아니라는 얘기는 어디에도 없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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