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준 개인간호사가 작품 수백점 훔쳤다”

  • 입력 2006년 5월 19일 16시 32분


코멘트
비디오 아티스트인 고(故) 백남준(白南準)의 개인간호사로 일하던 남자가 2001년 경 백 씨의 작품 수백 점을 훔쳐 달아나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수사까지 벌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백남준의 장조카이자 '백남준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는 켄 백 하쿠다 씨는 18일 "2001년 '스티븐'이라고 불리던 개인간호사가 삼촌 작품 수백 점과 함께 수십만 달러의 돈을 훔쳐 달아나 삼촌이 한 때 곤경에 처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하쿠다 씨는 "FBI의 수사결과 스티븐이 훔친 작품의 상당수는 한국으로 흘러 들어간 것으로 조사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국내외 시장에 삼촌의 가짜 작품들이 많이 나돌고 있다"며 "얼마 전 서울을 방문했을 때 우연히 '가짜 작품'이 버젓이 전시된 것을 발견하고 깜짝 놀라기도 했다"고 말했다.

하쿠다 씨는 "삼촌은 생전에 한국에서 가짜 'TV 첼로' 작품이 많이 나돌고 있다는 말을 듣고 '진짜 TV첼로'를 만들겠다며 별도 작품을 만들기도 했다"며 "백남준 작품 목록을 체계적으로 정리해놓은 것이 없어 위작들이 더욱 활개를 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시장이 진짜와 가짜 작품의 운명을 결정하게 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하쿠다 씨는 "현재 워싱턴 스미소니언 박물관에 백남준 작품을 체계적으로 연구하는 별도 센터를 설치하는 방안을 박물관 측과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백남준과 그의 평생 예술동반자였던 첼리스트 샬롯 무어만의 관계에 대해 "삼촌은 내가 여러 차례 물어보아도 명확히 대답하지 않았지만 한 때 심각한 관계였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샬롯 무어만이 유방암으로 타계하기 전 경제적으로 어려웠을 때 삼촌이 여러 차례 도움을 주기도 했다"고 전했다.

뉴욕=공종식특파원 k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