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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5월 4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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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정말 기뻐하시더군요. 전작(‘해신’의 염장 역) 때문에 너무 사극 이미지로 갈까봐 저는 걱정했는데….”
망설임에는 다른 이유도 있었다. 송일국은 지난해 8월 주한 중국대사관으로부터 장나라와 함께 중국홍보대사로 위촉됐다.
“(한참 생각한 뒤) 캐스팅 전에 여러 상황을 생각 안 해봤다면 거짓말이죠. 양국 사이에 동북공정 같은 민감한 문제도 걸려 있고….
○말없는 사나이
처음에는 속았다. 만나자마자 송일국은 대뜸 “머리 이상하죠. 미용실 원장님이 너무 힘을 주셨나”라고 농담을 했다. 기자가 그동안 쓴 기사를 출력해 와 “제가 워낙 말재주가 없어서 이렇게 읽고 와야 대화도 잘 됩니다”라고 분위기를 띄웠다. ‘해신’의 ‘염장’ 이미지와는 너무 달랐다.
하지만 거기까지. 이후 송일국의 답변은 짧았고 덩치(185cm)만큼이나 묵직했다.
그의 가슴 속 중압감이 느껴졌다. 15일 첫 방영되는 ‘주몽’에는 제작비만 300억 원이 투입됐다. 전광렬, 오연수, 한혜진 등 호화 캐스팅, ‘허준’ ‘올인’의 최완규 PD와 ‘다모’의 정형수 작가가 뭉친 제작진까지… 처음으로 주연을 맡는 드라마치고는 짐이 무겁다. 여기에 독립운동가 김좌진 장군의 외증손자라는 태생의 역사적 무게까지 더해진다면?
“부담이 큽니다. 고구려 관련 국내 역사책에, 중국사까지 찾아 읽어봤어요. 공부를 하면 할수록 고구려 영웅 역을 맡는다면 딱 주몽이란 생각이 들더군요. 드라마틱한 요소가 정말 많은 영웅입니다.”
드라마는 고구려 건국 과정 못지않게 주몽과 한혜진이 맡은 소서노(졸본부여의 공주로 주몽과 결혼해 고구려를 세우고, 아들 온조를 도와 백제를 건립했다는 인물)의 운명적인 사랑을 주요 테마로 다룰 예정이다.
○주몽은 내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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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한동안 ‘주몽’하면 송일국 얼굴을 떠올릴 것이다. “기교 위주로 액션 신이 처리되던 기존 사극과 달리 힘 있는 무예를 보여줄 겁니다. (신중하게) 독도 문제도 그렇고, 중국은 고구려 문화재를 유네스코에 등재시키고 자기 역사라고 하고… 주몽을 멋지게 그려서 시청자들이 고구려에 대한 자긍심을 느끼게 하고 싶어요.”
미술을 전공한 그는 연기자가 되기 싫었다고 말했다.
“매일 늦게 오셔서 얼굴 보기 힘들었던 어머니 영향도 있었죠. 하지만 모든 게 운명 같아요. 중간에 드라마(애정의 조건, 해신)에 교체 투입된 것까지도…. 지금까지의 일들이 모두 주몽을 맡기 위한 절차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송일국은 지난해 김좌진장군기념사업회 일로 중국 헤이룽장(黑龍江) 성 하이린(海林) 시를 방문했다. 그곳에서 그는 충동적으로 기념품을 샀다. 주몽 캐스팅 제의도 받지 않았고, 주몽의 의미가 ‘활 잘 쏘는 사람’이란 것도 몰랐던 때였다. 그가 잡은 기념품은 ‘활’이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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