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제천 솟대공원서 소망 빌어보세요

  • 입력 2006년 4월 15일 06시 33분


충북 제천시 수산면 능강리 산6 산골마을. 청풍호반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금수산 자락에 솟대 수백여 점이 자리를 잡고 있다.

저마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향한 목조(木鳥)는 크고 작은 나무 기둥에 앉아 인간의 소망을 하늘에 기원한다.

15일 오후 3시 첫 선을 보이는 ‘솟대문화공간’은 솟대를 주제로 하는 국내 유일의 공원이다. 솟대 조각가 윤영호(61) 씨가 20년 동안 공들인 작품을 모았다.

솟대는 기러기나 오리 등 새를 높은 장대위에 형상화 한 조형물. 고조선 시대로부터 이어져 삼한 시대에는 소도(蘇塗·하늘에 제사를 지내던 성지)에 솟대를 세워 인간의 소망을 하늘에 기원했다.

또 마을의 안녕과 풍요를 위해, 마을에서 인재가 나왔을 때 기념으로 마을 어귀에 세우기도 했다. 2004년 세계박물관협회 총회에서 한국문화를 대표하는 공식 상징물로 선정됐다.

윤 씨는 1985년 솟대와 첫 인연을 맺었다. 서울 현대미술관장으로 있던 그는 권옥연(權玉淵) 화백의 ‘산마을’ 이라는 작품에서 솟대를 발견하고 그 매력에 빠져들었다.

“솟대를 보는 순간 운명을 느꼈다”는 윤 씨는 도서관에서 솟대 관련 서적을 뒤지고 민속학자와 역사학자를 찾아다녔다.

1988년 가을 미술관장직을 그만두고 경기 판교 광교산 자락에 친구의 오두막집을 빌려 솟대를 깎기 시작했다. 주변의 반대가 심했지만 고집을 꺾을 수는 없었다.

5년 후 연 첫 솟대조각전은 호평을 받았다.

윤 씨의 솟대는 여느 것과는 달리 자연 그대로를 담아낸다. 조각이지만 가지를 자르고, 홈을 파고, 주변 환경과 어울리게 세운다.

인위적이고 정형화되어 정(靜)적인 모습의 기존 솟대와 달리 자연에서 소재를 찾아 동(動)적인 이미지로 재구성했다.

“하늘에 인간의 희망을 전달하는 매개체에 인공의 냄새가 강하면 안된다”는게 그 이유.

1999년 충북 충주시 동량면 하천리로 작업 공간을 옮긴 그는 대통령 휴양시설이었다가 일반인에 개방된 청남대(靑南臺), 청주 가로수길, 제천 의림지에 솟대를 세워 인간의 꿈을 담아냈다.

지난해 제천시의 제안으로 이곳에 자리 잡은 윤 씨는 “솟대공원이 모든 이의 꿈과 희망이 이뤄지는 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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