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Design]하루종일 입어도 편안하게…클레멘츠-리베이루 씨

  • 입력 2006년 3월 27일 04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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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샤렐의 2006년 봄·여름 컬렉션
카샤렐의 2006년 봄·여름 컬렉션
이달 초 일간지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은 프랑스 패션 브랜드 ‘카샤렐(Cacharel)’의 쇼를 브랜드 이미지를 잘 나타낸 사례로 꼽았다.

둥근 보름달빛에 드러난 비밀의 정원을 무대로 짙은 보라색과 어두운 회색, 검은색에 가까운 청색이 주조를 이루는 겨울 컬렉션이 소녀적이면서 여성스러운 카샤렐의 분위기를 잘 살렸다는 평가.

그 중심에는 부부 디자이너 수전 클레멘츠 씨와 이나시우 리베이루 씨가 있다.

영국 출신인 클레멘츠 씨와 브라질 출신인 리베이루 씨는 1991년 영국 세인트마틴 예술학교에서 만나 이듬해 결혼했다. 1993년 각자의 성을 따 ‘클레멘츠 리베이루’라는 브랜드를 설립한 이들은 2001년 봄 프랑스 영 캐주얼 브랜드 카샤렐에 영입됐다.

이들 부부가 정의하는 카샤렐의 특징은 어느 브랜드보다 신선하고 컬러풀하며 쾌활하다는 것.

“2006∼2007년 가을겨울 컬렉션에서는 카샤렐을 입던 소녀가 성숙한 듯 여전히 달콤하지만 한층 차분해진 색상을 선보였죠. 실루엣은 더 가늘고 길어졌고요. 중세 동화에서 영감을 얻은 프린트는 예전만큼 튀진 않아요. ‘카샤렐 걸’이 여성이 된 거예요.”

1962년 장 부스케가 설립한 카샤렐은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이국적인 패턴들을 접목해 대담하고 화려한 컬러와 프린트를 선보여 왔다. 단품들끼리 매치하는 카샤렐의 세미 캐주얼 스타일이 시대 흐름과 맞아 떨어지면서 대중적인 인기도 모았다.

독특한 작은 꽃무늬로 된 ‘리버티 프린트’, 주름진 천인 크레퐁 소재의 여성 셔츠는 카샤렐의 ‘간판’으로 인식되고 있다.

리베이루 씨는 “카샤렐은 1960년대 여성들의 꿈과 소망을 실용적이면서 스포티한 감각으로 표현해냈다”며 “나와 아내는 이런 카샤렐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여성스러운 원형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들의 디자인 철학은 ‘하루 종일 입고 있기에 편안한 옷을 디자인하는 것’이다. 그러나 단서가 있다. 여성스러워야 한다는 것. 보기에도 아름답고 입었을 때도 편안한 옷이 가장 멋진 옷이라는 것이 그들의 ‘고집’이다.

부부의 디자인을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것은 여행.

“영감을 얻는 데 있어 여행만큼 좋은 방법은 없는 것 같아요. 여행은 2006년 봄여름 컬렉션에 선물을 안겨주기도 했지요. 우리는 여행에서 핀란드의 아티스트 클라우스 하파니 에미의 작품을 발견했거든요. 그와 공동작업을 하기로 결정해서 패션쇼 티셔츠 가방 등의 컬렉션을 준비했죠.”

나라마다 대표 디자이너가 있을 뿐이지 ‘프랑스 디자이너’ ‘영국 디자이너’라고 구분짓는 것은 옳지 못하다는 이 ‘글로벌 플레이어’들은 부부가 같은 일을 할 수 있어 더욱 좋다고 했다. 항상 상대의 입장을 생각하며 일을 할 수 있어 멋진 파트너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

그렇다면 훌륭한 디자이너가 되기 위한 자격은 뭐라고 할까.

“첫 번째는 물론 창의적이어야 하겠지만, 세상에 창의적인 사람은 많아요. 그러므로 다른 사람의 조언을 받아들이는 자세도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디자이너는 혼자서만 잘해서 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팀워크도 무척 중요한 요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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