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추기경 “밤하늘의 작은 별 되고싶다”

  • 입력 2006년 3월 27일 03시 06분


코멘트
24일(현지 시간) 서임식이 끝난 뒤 바티칸성당 베네딕토홀에서 열린 일반인 축하 내방 행사에서 한복을 차려입은 교민 자녀 7명에 둘러싸인 정진석 추기경. 외국인 신자들이 몰려와 화동들과 추기경 사이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등 한국 쪽 행사장은 성황을 이뤘다. 바티칸=연합뉴스
24일(현지 시간) 서임식이 끝난 뒤 바티칸성당 베네딕토홀에서 열린 일반인 축하 내방 행사에서 한복을 차려입은 교민 자녀 7명에 둘러싸인 정진석 추기경. 외국인 신자들이 몰려와 화동들과 추기경 사이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등 한국 쪽 행사장은 성황을 이뤘다. 바티칸=연합뉴스
정진석(鄭鎭奭) 추기경이 25일 오전 10시 반(현지 시간) 바티칸의 성 베드로 광장에서 교황 베네딕토 16세와 함께 서임 축하 기념 미사를 집전했다. 이날 미사는 관례에 따라 교황 베네딕토 16세와 신임 추기경 15명이 공동 집전한 것.

미사에서 베네딕토 16세는 추기경들에게 교황과의 일치, 교황청과의 유대를 상징하는 추기경 반지를 끼워줬다. 붉은색 수단과 장백의(長白衣) 위에 흰색 제의를 걸친 정 추기경은 무릎을 꿇고 반지를 건네받았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강론에서 “성모 마리아가 하느님의 부름에 지체 없이 와준 것처럼 새 추기경이 부름에 응해 줘서 고맙다”며 “그리스도의 메시지를 전파하는 데 헌신한다는 표시로 추기경 반지를 받아들여 달라”고 당부했다.

서임 축하 미사에 이어 정 추기경은 로마 한인신학원에서의 미사 집전, 교황청이 지정한 명의성당에서의 집전으로 바쁜 일정을 보냈다.

25일 오후 5시에는 한인신학원에서 교민과 한국에서 온 하객 등 7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추기경 서임 축하 미사가 열렸다. 정 추기경은 강론에서 “육체적 정신적으로 힘들게 사는 사람들에게 조그만 위로라도 주는 사람이 되겠다”며 “(사람들을 인도하는) 밤하늘의 작은 별이 되고 싶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정 추기경은 특히 “김수환 추기경께서 임명됐을 때는 로마에 적을 둘 곳이 없을 정도였다”며 “국력이 신장된 덕택에 추기경이 될 수 있었다”면서 국민에게 거듭 감사를 표시했다. 추기경 서임으로 로마 시민 자격을 얻은 정 추기경은 한인신학원을 주소지로 삼을 예정이다.

이날 신학원 마당에서 열린 축하 리셉션에는 김수환(金壽煥) 추기경, 한홍순(韓弘淳) 한국천주교평신도사도직협의회 회장 등이 참석했으며 유학생과 교민들이 가곡과 전통 무용으로 축하공연을 펼쳤다.

정 추기경은 26일에는 교황청이 지정한 ‘산타 마리아 이마쿨라타 디 루르드 아 보체아’ 성당에서 미사를 집전했다. ‘루르드의 원죄 없으신 성모 마리아 성당’이라는 뜻의 이 성당에서 받드는 수호 성인은 명동성당과 같은 성모 마리아다. 이에 대해 정 추기경은 “교황님께서 특별히 배려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추기경은 30일(한국 시간) 귀국할 예정이다.

바티칸=금동근 특파원 gold@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