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조지킬, 日관객 마음 훔치다…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 입력 2006년 3월 15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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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일본 도쿄 유포트 극장에서 열린 ‘지킬 앤 하이드’ 한국판 뮤지컬 첫날 공연을 보기 위해 길게 줄을 선 일본 관객들. 사진 제공 오디뮤지컬컴퍼니
13일 일본 도쿄 유포트 극장에서 열린 ‘지킬 앤 하이드’ 한국판 뮤지컬 첫날 공연을 보기 위해 길게 줄을 선 일본 관객들. 사진 제공 오디뮤지컬컴퍼니
○ 관객 90%이상 여성… 주말객석 매진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가 일본인들의 마음도 사로잡았다.

13일 오후 6시 반 일본 도쿄 사나가와(品川)구 유포트 극장. ‘지킬 앤 하이드’ 일본 첫 공연이 막을 올렸다. 1400석 규모의 공연장은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 제작사인 오디뮤지컬컴퍼니 측이 밝힌 이날 객석 점유율은 90%다.

한국의 톱스타 조승우의 ‘일본 데뷔 무대’이기도 했던 이날 공연에는 일본 기자 40여 명을 비롯해 도호, 아뮤즈 등 일본 공연 비즈니스 관계자들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티켓 가격은 가장 좋은 S석이 1만2600엔, A석이 8400엔으로 일본의 다른 공연과 같은 수준.

신춘수 오디뮤지컬컴퍼니 대표는 “공연 전 전체 티켓의 80%가량이 팔려 나가 손익분기점을 넘었으며 조승우가 출연하는 금, 토, 일요일 공연은 이미 매진”이라고 말했다.

이날 관객의 90% 이상은 여성이었고 40, 50대 중년이 많았다. 공연 전 만난 지오코 사에케(45) 씨는 휴대전화를 열어 배경 화면에 깔린 조승우의 사진을 보여 주며 서툰 한국말로 “한국에 가서 (조승우가 출연한) ‘헤드윅’을 4번, ‘지킬 앤 하이드’를 5번 봤다. 일본 공연도 조승우 씨 공연 4번, (더블 캐스팅인) 류정한 씨 공연 1번 등 5번을 보려고 예약했다”고 말했다.

공연 중간 중간 환호성도 터져 나오는 한국 공연과 달리 감정 표현에 소극적인 일본 관객은 전반적으로 조용한 편이었다. 하지만 커튼콜 때의 반응은 뜨거웠다. 특히 오케스트라의 ‘지금 이 순간’ 연주에 맞춰 조승우가 마지막으로 무대에 모습을 드러내자 관객들은 일제히 일어나 박수를 쳤다.

○ 커튼콜-삽입곡 끝난뒤에도 기립박수

배우들이 퇴장한 후 오케스트라가 4분에 걸쳐 ‘얼라이브’ 등 삽입곡을 연주하는 동안에도 관객들의 기립박수는 계속됐고 연주가 끝난 뒤에도 1∼2분간 선 채로 박수를 치며 배우들이 다시 나오길 기다렸다.

오디뮤지컬컴퍼니 측은 “배우들이 일본 관객에게서 이렇게 열띤 반응이 나올 줄 모르고 커튼콜 이후 바로 분장실로 가버렸다”며 안타까워했다.

관객 도모코 가메이(30) 씨는 “얼마 전 일본 극단 도호가 공연한 일본판 ‘지킬 앤 하이드’를 봤는데 오늘 한국 공연이 훨씬 좋다”며 “한국 뮤지컬은 오늘 처음 봤지만 이 ‘지킬 앤 하이드’는 내가 지금까지 본 뮤지컬 중 최고”라고 극찬했다.

○ “한국배우들 성량 풍부해 노래 힘 넘쳐”

히로모 오키(31) 씨는 “한국 배우들은 성량이 풍부하고 소리에 힘이 있어 일본 배우보다 노래를 훨씬 잘 부른다”고 말했다.

일본 최대 엔터테인먼트 그룹이자 영화 ‘말아톤’의 일본 수입사인 아뮤즈의 요키치 오사토 회장은 “주연은 물론 앙상블까지 노래가 모두 훌륭했다”며 “다만 일본어 자막의 글자가 너무 작고, 양이 많아 읽기 불편한 점이 아쉬웠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지금까지 일본에서 공연됐던 한국 뮤지컬이 대부분 초청이나 수출에 의한 것이었던 것과 달리 이번 ‘지킬 앤 하이드’는 최초로 한국과 일본제작사가 반반씩 투자해 본격적인 일본 뮤지컬 시장 진출의 의미가 있다”며 “일본에 이어 중국과 아시아 뮤지컬 시장에도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킬 앤 하이드’는 도쿄(13∼19일)에 이어 오사카(22∼24일)에서도 공연한다.

도쿄=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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