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여성운동의 선구자 베티 프리던 사망

  • 입력 2006년 2월 6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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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는’ 남편과 아이들을 내조하며 살아가는 안락한 삶…. 그러나 그들은 불행했다.

미국 현대 여성 운동의 기폭제가 됐던 베스트셀러 ‘여성의 신비(The Feminine Mystique)’가 제기한 문제의식이다.

페미니스트이자 사회심리학자였던 저자 베티 프리던이 4일 미국 워싱턴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향년 85세.

프리던은 ‘여성의 신비’를 통해 미국 중산층 가정을 ‘여성의 안락한 포로수용소’라고 고발하고, 실질적인 성 평등을 위해서는 여성이 남편과 육아에서 해방돼 스스로의 정체성을 찾아 사회적 활동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대인 출신으로 일리노이 주 피어리어 보석상 출신의 아버지와 신문기자를 하다 전업 주부가 된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프리던은 미 명문여대 스미스 칼리지를 최우등으로 졸업했지만 어머니의 전철을 밟아 1947년 광고 회사 중역이던 남편과 결혼한 뒤 주부가 됐다. 당시로서는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랬던 그가 대학졸업 후 주부가 된 대학 동창생들의 결혼 생활을 추적 탐사 보도하는 형식을 빌려 1963년 펴낸 ‘여성의 신비’는 이 같은 ‘사회적 분위기’에 반기를 든 하나의 사건이었다.

프리던은 저서를 통해 여성을 가정에 속박시키는 남성 중심적 이데올로기 때문에 수많은 주부가 불행하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그의 여성운동은 “고학력 중산층 백인 여성 중심”이라는 일부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김정안 기자 cre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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