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갈피 속의 오늘]1924년 1회 동계올림픽 개막

  • 입력 2006년 1월 25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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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스 고원의 푸른 목초지, 몽블랑의 수많은 침봉과 빙하, 구름 위로 사람들을 실어나르는 케이블카의 최첨단 기술…. 프랑스 동남부의 소도시 샤모니(해발 1038m) 사람들은 1922년 수려한 몽블랑 전경을 볼 수 있는 이 도시의 이름을 아예 ‘샤모니 몽블랑’으로 바꿨다.

샤모니는 1924년 1월 25일 제1회 동계올림픽이 열리면서 세계적인 관광지로 다시 부상했다. 하지만 동계올림픽의 탄생은 순탄치 않았다. 근대 올림픽의 창시자인 쿠베르탱 남작이 올림픽 경기에 겨울 스포츠의 합류를 지지하지 않았기 때문.

그러다 1924년 제8회 파리 하계올림픽을 유치한 프랑스가 동계 경기를 프로그램에 넣을 것을 제안했다. 하지만 이 제안은 별도의 국제동계스포츠대회를 주도해 온 동계스포츠 강국 스칸디나비아 제국(諸國)의 반대에 부닥쳤다. 결국 1922년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1924년에 샤모니에서 시험적으로 동계 대회를 열고 결과가 좋으면 동계올림픽을 창설하기로 합의했다.

샤모니는 보잘것없는 한촌이었지만 이장(里長)들이 나서서 북유럽의 선진 경기장 시설을 조사하는 등 나름대로 열성을 기울여 대회를 성공시켰다. 결국 1925년 열린 IOC 총회는 샤모니 대회를 첫 동계올림픽으로 추인했다.

샤모니 동계올림픽은 예상대로 북유럽 국가 선수들이 휩쓸었다. 핀란드의 클라스 쇤베르크는 스피드스케이팅 부문 5개 종목에서 5개의 메달(금 3, 은 1, 동메달 1개)을 획득했다. 이 대회에서 국제무대에 처음 얼굴을 내민 노르웨이의 여자 피겨스케이팅 선수 소냐 헤니는 1928년 생모리츠 대회부터 3연속 올림픽 금메달, 10번의 세계 챔피언을 기록했고 이후 아이스쇼로 세계적 인기를 얻었다. 할리우드로 건너가 ‘은령의 세레나데’(1941년), ‘빙상의 꽃’(1943년) 등 영화에도 출연했다.

샤모니에서 출발한 동계올림픽은 올해로 20회째를 맞아 내달 10일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린다. ‘쿨러닝’(겨울이 없는 자메이카의 봅슬레이 선수들의 도전기), ‘아폴로 안톤 오노의 할리우드 액션’ 등 크고 작은 화제가 끊이지 않았던 지구촌의 겨울 스포츠 축제에서 또 어떤 흥미진진한 드라마가 펼쳐질지 기대된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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