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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5년 12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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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는 빌딩의 경비로 일하며 만화가를 꿈꾸는 청년의 이야기입니다. 어느 날부터 청년에게 이상한 전화가 걸려 옵니다.
“할아버지, 저는 할아버지의 만화가 좋아요. 절대 포기하면 안돼요.”
이상한 전화로 생각하고 무시하던 청년은 공모전에 낼 원고를 만들다가 모두 포기하자는 마음에 원고를 쓰레기통에 넣습니다. 그때 또 전화가 걸려오고 청년은 버렸던 원고를 다시 꺼내 완성합니다. 그 원고는 청년에게 만화가의 길을 열어 줍니다.
보면서 그런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본래 저 아이의 전화는 없었다. 청년이 마음 속에서 만든 환상이다.
작가는 실질적으로 세상에 아무것도 생산해 내지 못합니다.
단지…
이 모순된 세상에서 사람들에게… 이 모순 된 세상에서 상처받으며 사는 사람들에게…
그 모순된 세상을 잠시 잊을 수 있는 환상을 만들어 주는 일입니다.
이 분에 넘치는 영광은 청년처럼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저에게 들려 올 것입니다. 전 그 환상의 자락을 놓지 않고 많은 사람에게 위안이 될 수 있는 큰 환상으로 키우겠습니다.
그것이 저에게 영광을 주신 고마운 분들에게 가장 크게 보답하는 길이라 생각합니다.
다시 한번 허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신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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