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영철 한양대교수 발레단 러시아서 창작공연

  • 입력 2005년 1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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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창작 발레가 클래식 발레의 본고장 러시아 무대에서 호평을 받아 기쁩니다.”

20일(현지 시간) 러시아의 ‘문화수도’로 불리는 제2의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 중심가의 플로샤디 이스쿠스트프(예술광장) 1번지에 있는 무소르크스키 발레·오페라 극장. 한양대 문영철(사진) 교수가 이끄는 발레단 문영철발레뽀에마가 올린 ‘하늘의 소리’ 공연이 끝난 후 객석에서 박수가 쏟아졌다. 안무를 맡아 1시간여의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긴장을 늦추지 못했던 문 교수는 관객의 반응에 비로소 안도했다.

무소르크스키극장은 공연 예술의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도 ‘문화 1번지’에 위치한 세계적인 발레전용 극장. 한국 작품이 이 무대에 오른 것은 처음이다.

‘하늘의 소리’는 3부작으로 한국적 색깔이 물씬 풍기는 작품. 1부 ‘기원’은 새벽과 내일에 대한 기다림을, 2부 ‘탄생’은 암흑 속에서 태어나는 새의 몸짓을, 3부 ‘희망’에서는 고통과 번뇌를 버리고 내일을 맞이하는 모습을 표현했다.

20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무소르크스키 발레 전용극장에서 공연된 한국 창작 무용 ‘하늘의 소리’중 한 장면. 사진 제공 문영철발레뽀에마

정통 클래식 발레에 익숙한 러시아 관객들도 동양적 정서가 느껴지는 독특한 음악과 무대에 찬사를 보냈다. 한 관객은 “섬세한 손동작이 특히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한국 발레에 대한 현지 언론의 호기심도 높아 쿨트라(문화) 방송 등 6개 방송사가 이 공연을 소개했다.

문영철발레뽀에마는 한양대 무용학과 재학생과 졸업생으로 구성돼 지난해 제25회 서울무용제에서 대상을 받았다. 지난해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알렉산드린스키극장에 처음으로 ‘불의 시’라는 작품을 선보였다.

당시 공연을 지켜본 현지 평론가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겨 이번에 다시 초청을 받게 된 것. 이번 공연 기간 중 현지 무용계 인사들을 만난 문 교수는 “러시아 극장 관계자들과 정기적인 초청공연 추진을 약속했다”고 말했다.

모스크바=김기현 특파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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