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EBS 다큐 ‘사진, 현대사 60년을 담다’

  • 입력 2005년 12월 7일 03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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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다큐멘터리 ‘사진, 현대사 60년을 담다’에서 소개되는 사진작가 엘리엇 어윗의 사진. 1959년 구소련의 모스크바에서 열린 국제박람회장에서 당시 미국의 부통령이었던 닉슨이 소련의 흐루시초프 서기장에게 삿대질하며 말다툼을 벌이고 있다. 사진 제공 EBS
EBS 다큐멘터리 ‘사진, 현대사 60년을 담다’에서 소개되는 사진작가 엘리엇 어윗의 사진. 1959년 구소련의 모스크바에서 열린 국제박람회장에서 당시 미국의 부통령이었던 닉슨이 소련의 흐루시초프 서기장에게 삿대질하며 말다툼을 벌이고 있다. 사진 제공 EBS
우리는 ‘사진의 죽음’ 시대에 살고 있다. 1830년대 카메라가 발명되자 당대 사람들은 “이제 그림은 죽었다”고 외쳤다. 정확히 현장을 기록하는 사진이 그림보다 ‘진실’에 가깝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세기 후반 사진은 위기를 맞았다. ‘메이킹 포토(Making Photo)’의 범람 때문. 기술의 진보로 눈앞의 현실을 그대로 카메라로 옮기는 ‘스트레이트 포토’뿐 아니라 가짜 현실을 진짜 현실처럼 연출하는 ‘이미지 사진’이 가능해졌다. 나아가 21세기 디지털 카메라의 등장은 사진을 재현의 매체에서 즐거움을 기록하는 유희적 매체로 변화시켰다.

하지만 여전히 사진 속에는 역사가 살아 숨 쉰다. EBS는 11일과 18일 현대사의 주요 이슈를 담은 유명 사진작품을 소개하는 2부작 다큐멘터리 ‘사진, 현대사 60년을 담다’(오후 9시)를 방영한다. 이 프로그램은 제2차 세계대전 종전 60년을 기리기 위해 올해 일본 NHK에서 제작해 방영한 다큐멘터리. 지난 60년 동안 세계사를 움직인 굵직굵직한 사건의 현장을 가장 생생하게 포착한 사진들을 통해 현대사를 재조명한다.

소개되는 주요 작품들은 세계 최고의 자유보도 사진작가 그룹으로 평가받는 ‘매그넘(Magnum)’의 사진들이다. ‘매그넘’은 2차대전 직후 영국 출신 사진작가 로버트 카파와 그의 동료들이 결성했다. 본래의 뜻은 샴페인을 담는 큰 술병.

‘매그넘’ 소속 작가들은 ‘세상을 있는 그대로 기록한다’는 원칙 아래 역사의 현장 바로 그곳에서 세상을 담아내는 것을 사진 예술의 정점으로 여긴다. 이들이 찍은 사진은 3000만 장이 넘는다. 11일(1편)에는 2차대전의 종전과 냉전의 시작, 그 냉전으로 촉발된 한국의 6·25전쟁, 팽창기의 소련, 중동 전쟁, 중국의 문화혁명까지를 다룬다. 18일(2편)에는 베트남전쟁부터 독일 베를린 장벽 붕괴, 폴란드의 자유 노조 운동, 이란 혁명, 보스니아와 코소보 내전, 걸프전과 최근 이라크전까지가 망라된다.

2차대전의 전환점이 된 노르망디 상륙작전 때 종군사진작가 중 유일하게 병사들과 함께 상륙하며 전장을 촬영한 카파의 사진들은 그중에서도 인상적이다. 목판화를 연상시키는 그의 사진들은 국제사진계에서 “인간이 만들어낸 지옥을 담아냈다”는 찬사를 들었다. 스위스 출신 사진작가 베르너 비숍이 촬영한 6·25전쟁 당시의 사진들도 소개된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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