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수 前교수 “장지연 친일단정 검증없이 성급”

  • 입력 2005년 10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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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문제연구소가 위암 장지연(韋庵 張志淵) 선생을 ‘친일인명사전’ 수록 예정자로 발표한 데 대해 언론학계에서 비판이 제기됐다.

정대수(鄭大秀) 전 경남대 교수는 8일 연세대 대우관에서 열린 한국언론학회 정기학술대회에서 ‘장지연 선생의 언론사적 평가와 친일 논란에 대한 비판적 접근’이란 논문을 통해 “장지연 선생의 친일 의혹들은 증거가 없거나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거나 당시 국제관계로 보아 지식인 사이에 일반적으로 공유할 수 있었던 국제관으로 반드시 친일적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 전 교수는 “한국 언론사의 큰 맥락에서 보아야 할 일을 언론 바깥의 인사들이 단편적인 사실을 들어 속단해서는 안 된다”며 “사회 각계의 합리적 검증절차와 과정을 거쳐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 전 교수는 “민족문제연구소는 친일인명사전 수록 선정 기준을 3단계로 심사했다고 하나 장지연 선생의 친일 행적이 명확하게 어디에 해당되는지 판단하기 어렵다”며 “한국 언론사 전문가들의 검증 없이 한 단체가 일방적으로 친일인사라고 발표한 것은 성급했다”고 말했다.

장지연 선생은 1905년 을사늑약 체결에 분노해 황성신문에 ‘시일야방성대곡(是日也放聲大哭)’을 써 항일 언론인의 상징적 존재로 여겨져 왔으나 일왕 찬양 한시와 친일 논설 기고 의혹 등이 제기되면서 친일파 논란에 휘말렸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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