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한가위]고속도 휴게소 메뉴 “유명 음식점 못잖네”

  • 입력 2005년 9월 16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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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명절 고향을 오가며 고속도로의 체증을 피하긴 어렵지만, 그땐 고속도로 휴게소의 다양한 메뉴를 맛보며 잠시 기분 전환을 해 보자.

고속도로 휴게소는 환경도 깔끔하고 음식 메뉴도 다양화 고급화되고 있다.

일부러 특정 휴게소의 음식을 찾는 이들도 있고 최근 참살이(웰빙) 바람의 영향으로 건강식 메뉴도 나와 있다.

한국도로공사가 매년 주최하는 ‘휴게소 맛자랑 경연대회’에서 상을 받은 곳과 원래 이름난 음식을 소개한다.

‘휴게소 맛자랑 경연대회’는 올해 상반기 지역 예선을 거쳐 30∼40가지 음식이 10월 본선에서 경연을 벌인다.》

○경부선·서해안선

식사를 못하고 출발했다면 경부선 부산 방향 기흥 휴게소에서 수타 우동으로 요기를 하고 가자. 신동기 조리과장은 “소금과 물, 밀가루만 써서 휴게소에서 직접 반죽한 생면을 자연 숙성시켜 만들기 때문에 면발이 쫄깃하고 가다랑어 국물맛이 일품”이라고 말했다. 향천우동정식이 8000원, 향천튀김우동은 6000원이다.

부산 방향 안성 휴게소의 한방인삼곰탕(6000원)과 옥산 휴게소의 황태구이백반(5000원), 옥천 휴게소의 옛날즉석국밥(5000원)도 일대에서 소문난 음식이다.

서울 방향 칠곡 휴게소에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평양 방문 때 먹었다고 해서 유명해진 대표적인 평양음식 평양온반(3000원)을 만날 수 있다. 시원하면서 매콤한 닭 국물에 쫀득하게 씹히는 닭고기와 각종 야채의 맛이 특징이다.

서해안선 서울 목포 양방향의 화성 휴게소에서는 뜨끈한 돌솥비빔밥(5000원)을 빼놓을 수 없다. 서울 방향 서산 휴게소의 어리굴젓백반(6000원)은 서산에서 만든 신선한 어리굴젓에 밥과 김 시금치 콩나물 낙지전 등이 반찬으로 나온다. 박종득 조리실장은 “어리굴젓을 밥에 비벼 먹거나 김에 싸 먹는 맛이 입소문을 타면서 이곳의 대표 메뉴가 됐다”고 말했다. 서울 목포 양방향 대천 휴게소의 돌솥굴밥(2003년 동상·6000원)도 유명하다. 신선한 생굴을 얹은 밥을 양념장에 비벼 먹는다.

○중부·대전-통영선

하남 방향 산청 휴게소의 인기 메뉴는 허준한방라면(3500원). 지난해 전국 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했다. 황귀 당귀 둥글레 등 한약재를 우려낸 물에 라면을 끓이고 고명으로 은행 밤 대추 마늘 인삼을 넣는다. 쌉싸래한 인삼 맛과 둥글레의 구수한 향이 좋다. 윤영만 부소장은 “인삼을 너무 끓이면 쓴맛이 많이 나기 때문에 손님 상에 내놓기 몇 초 전에 인삼을 넣는 것이 포인트”라고 말했다. 통영방향 산청 휴게소에서는 굴 은행 우엉 밤을 넣어 지은 밥에 볶은 굴을 얹어 간장 소스에 비벼 먹는 한방영양굴밥(6000원)이 올해 본선에 진출했다.

하남 방향 함양 휴게소의 약두부 맥두가스(2004년 동상·5000원)는 맛도 좋고 영양가도 높은 참살이 음식. 이호섭 조리실장은 “휴게소에서 100% 국산 콩으로 직접 만든 두부에 콩비지와 여러 야채를 넣어 반죽해 얼린 뒤 빵가루를 입혀 튀겨 낸다”고 말했다.

이 밖에 금산의 인삼을 넣은 통영 방향 인삼랜드의 인삼추어탕(2003년 금상·6000원), 섬진강 재첩으로 만든 덕유산 휴게소의 재첩국, 재첩비빔밥(5000원)도 별미다.

통영 방향 이천 휴게소의 웰빙흑수제비(올해 본선)는 검정콩 흑미 들깨가루로 반죽한 수제비가 구수하다. 하남 방향 음성 휴게소의 웰빙뽕잎치즈돈가스(2004년 장려상·3000원)는 건강에 좋은 뽕잎을 말린 뒤 치즈와 섞어 고기 속에 넣고 만든 돈가스다.

○중앙·영동·88·남해선

중앙선 부산 방향 군위 휴게소는 잔치국수(2004년 동상·3000원)로 유명하다. 곽길훈 조리팀장은 “육수에 특별한 재료가 들어가지만 밝힐 수 없다”고 말한다. 부산 방향 춘천 휴게소의 웰빙버섯된장덮밥(올해 본선·5000원)과 춘천, 대구 양 방향 안동 휴게소의 안동 간고등어백반(6000원)은 안동 고등어의 명성을 그대로 담고 있다.

영동선 인천 방향 강릉 휴게소의 오징어먹물해물칼국수(올해 본선·4000원)는 오징어 먹물로 밀가루 반죽을 해서 면이 검은 게 특징. 동해안에서 나는 신선한 해물의 국물 맛에 오징어 먹물의 영양이 더해졌다는 게 이형종 조리실장의 설명이다. 이 밖에 인천 방향 용인 휴게소의 정통수제돈가스(6000원), 강릉 방향 강릉 휴게소의 곤드레돌솥밥(2002년 금상·6000원), 강릉 방향 횡성 휴게소의 더덕산채비빔밥(6000원)이 유명하다.

남해선 부산 방향 남강 휴게소의 의령칡한우꼬리곰탕(올해 본선·8000원)은 여행에 지친 몸에 기운을 돋워준다. 강성만 조리실장은 “의령에서 칡으로 만든 사료를 먹고 자란 한우를 써서 육질이 부드럽고, 방어산 기슭에서 길어 온 맑은 물에 꼬리를 고아 낸다”고 말했다. 순천 방향 진영 휴게소의 철판새우볶음밥(4500원)도 일품이다.

88고속도로 대구 방향 지리산 휴게소의 지리산흑돼지허브된장불고기(올해 본선·6000원)는 지리산에서 키운 흑돼지를 사용해 비계까지도 느끼하지 않고 쫄깃하다는 게 정을순 조리팀장의 설명. 허브와 된장이 돼지 냄새를 없애 준다.

채지영 기자 yourca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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