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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5년 9월 16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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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독립적인 생활이 늘어나면서 이런 명절 외톨이들이 국내에도 증가하는 추세. 싱글은 물론 기러기 아빠도 그렇다. 차라리 친척들에게 잔소리를 듣는 것이 나을지도 모른다. 정말 갈 곳도, 만날 사람도 없어서 혼자 방 안에서 명절을 보내면 외로움이 솟구쳐 오르면서 ‘나는 어떻게 살아왔나’ 하는 자괴감에 휩싸이게 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TV를 끼고 앉아 고칼로리의 음식에 탐닉하는 사람이 많다. 이는 ‘구강 욕구로의 퇴행’으로 설명된다. 아기였을 때는 엄마 젖만 물고 있으면 최대의 만족을 느끼며 의존 욕구도 충족된다. 성인이 되어서는 이런 의존 욕구를 강하게 느낄 일이 없지만 심리적 공허감이 심하면 다시 어린 시절의 구강욕구로 퇴행하는 것이다. 먹는 것으로도 채워지지 않는다면 과도한 금전 지출을 하기도 한다. 지출을 통해 자기 존재를 확인하는 것이다.
이런 증상을 극복하는 방법은 누군가가 나를 불러주길 기다리기보다 아는 사람을 불러 모아 모임을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가장 좋은 방법은 연휴를 ‘절대 고독’을 체험하고 자신을 성찰하는 기회로 삼는 것. 외로움은 며칠이면 끝난다. 그리고 이런 경험은 가족에 얽매여 있는 사람은 절대 느낄 수 없는 것이다.
정신없이 지나간 1년을 돌이켜보고 절대 고독 속에서 내면의 소리를 들어보자. 심리적 공허감을 채우기 위해 자꾸 뭔가를 넣으려 하지 말고 이번 기회에 마음의 물탱크를 싹 비우고 한바탕 대청소를 해보려는 마음을 갖자. 자신을 괴롭히던 마음의 찌꺼기를 뜯어내고 박박 문지르는 기분을 느껴 보자. 그러면 다시 맑은 물을 채울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식으로 혼자만의 연휴를 보낸다면 외로움과 우울함보다 오직 나만을 위해 보낸 귀중한 시간으로 기억될 것이다.
하지현 정신과 전문의·‘통쾌한 비즈니스 심리학’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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