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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5년 8월 24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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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으로 백이 활발하게 느껴지지만 흑을 잡은 박정상 5단은 느긋하다. 그는 백이 엷은 곳이 많아 자신이 우세하다고 믿고 있었다. 변에 넓게 포진한 백보다 네 귀의 실리를 착실하게 확보한 것도 만족스럽게 여기고 있다.
흑 45는 큰 곳. 이어 흑 51, 53의 연타가 기분 좋다.
백 54는 불가피하다. 만약 참고도 백 1로 이으면 흑 2, 4에 이어 8까지 변의 백이 속절없이 잡힌다. 백 9, 11로 뚫는 정도로는 수지타산을 맞출 수 없다.
하지만 흑도 백 56 이후 곧바로 패를 결행하기는 쉽지 않다. 반상엔 아직 그만한 팻감이 없다. 흑은 이곳의 뒷맛을 남겨둔 채 흑 57로 우변으로 뛰어들었다. 침투의 급소 자리다. 보기보다 생명력이 강한 돌이어서 섣부른 공격은 흑 돌의 탄력만 키워줄 뿐이다. 온 2단의 장고가 시작됐다. 잡을 수 없다면 최소한의 피해로 살려주는 길은 무엇일까.
해설=김승준 9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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