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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5년 8월 18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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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술집좌판위에앉아온종일술을
마신다.
선술집좌판위에앉아온종일
술을마신다.
선술집좌판위에앉아
온종일술을마신다.
선술집좌판위에
앉아온종일술을마신다.
선술집좌판
위에앉아온종일술을마신다.
선술집
좌판위에앉아온종일술을마신다.
선술
집좌판위에앉아온종일술을마신다.
선술집좌판위에앉아온종일술을마신다.
시집 ‘대전현역시인선집’(문경출판사) 중에서
저런, 비라도 어지간해야 살 부러진 비닐우산이라도 받쳐 들고 가 볼 텐데요. 실은 아까 그 선술집 지나치며 그대 모습 보았더니 여적 앉아 계시는 모양이군요. 나도 바짓단 다 적신 비 그을 핑계 겸 술 한 잔 따라드리려다가, 문득 절벽처럼 기운 그대의 어깨에 질려 뒷걸음질치고 말았지요. 어설픈 위로보다 온몸으로 허공과 대작하는 게 나으리라 생각했지요. 아마도 당신은 당신을 넘어뜨렸던 무수한 상처와, 아픔과, 절망들과 제가끔 독대를 하고 있던 게지요. 주모도 눈을 흘기긴커녕 식은 찌개를 열 번쯤 데워오거나 빗방울 들이친 비닐 좌판 마른행주질이 고작이었을 테지요. 시 한 편에 같은 문장이 아홉 번이나 나온 걸 탓하지 못하겠어요. 신의 문장인 저 무수한 빗방울도 한나절이면 되었지 얼마나 반복인가요.
시인 반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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