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와 책이 만나 활짝 웃다…인기프로 책으로 출간

  • 입력 2005년 8월 8일 03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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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 TV 오락 프로그램 ‘스펀지’ ‘비타민’과 SBS TV ‘야심만만, 만 명에게 물었습니다’의 공통점은?

모두 책으로 나왔거나 곧 책으로 나올 프로그램이라는 점이다.

2월에 첫 권, 5월에 두 번째 책이 나온 ‘스펀지’는 출판계의 불황에도 불구하고 30만 부 가까이 팔리는 대박을 터뜨렸다. 세 번째 책도 이달 하순 출간된다.

지난달 방송 2주년을 맞아 그간 방송된 내용이 두 권의 책으로 나온 ‘비타민’ 역시 4만 부가 팔려 호조를 보이고 있다. 책 ‘비타민’은 방송에 나온 건강 정보와 비, 이효리, 신지 등 연예인 22명의 건강 유지 노하우를 실었고 프로그램의 인기 코너였던 ‘위대한 밥상’에서 다룬 몸에 좋은 식품과 요리법도 수록했다.

‘야심만만’은 6월 진행자와 출연자들이 프로그램 끝 부분에 남기는 ‘어록’이 만화책으로 먼저 나왔고 방송에서 설문조사한 내용 등을 담은 책도 내달 출간될 예정이다.

오락 프로그램을 책으로 만드는 붐이 이는 것은 이들 프로그램이 단순 오락이 아니라 ‘정보(Information)와 오락(Entertainment)’을 결합한 ‘인포테인먼트’ 프로그램이라는 데 있다.

‘스펀지’는 ‘게는 어지러우면 앞으로 걷는다’ 등 기발한 상식과 실생활에 유용한 정보를, ‘비타민’은 건강과 음식 정보를, ‘야심만만’은 연인이나 친구, 직장 선후배 등의 일반적 심리분석을 담고 있어 재미와 함께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책 내용도 방송 내용을 가공하거나 변형하지 않고 거의 그대로 옮겨 실었다.

‘스펀지’를 기획한 동아일보사 출판국 김현미 차장은 “시청자들은 방송을 보면서 재미와 함께 흘려보낸 정보를 정지 화면처럼 붙잡아 알고 싶어 한다”며 “방송 내용을 그대로 담은 것은 이 같은 시청자의 욕구를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KBS ‘생로병사의 비밀’처럼 특화된 정보를 다룬 프로그램도 책으로 출간돼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인기 있는 오락 또는 정보 프로그램이라고 해서 책으로 출간돼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과거 토크쇼 붐을 일으켰던 ‘서세원 쇼’의 경우 방송 중 나왔던 재미있는 이야기를 묶어 책으로 냈지만 판매는 부진했다.

‘스펀지’의 박정미 선임PD는 “사람들이 무료로 보는 방송과는 달리 돈을 내고 책을 살 때는 책 내용이 도움이 되는지 고려하는 것 같다”며 “‘스펀지’에 나온 실험 중 머그컵에 쌀을 넣고 전자레인지에 돌려 밥을 만드는 것과 같은 실험은 실생활에서 간단히 해볼 수 있기 때문에 가이드를 얻는다는 측면에서 책을 사게 된다”고 말했다.

시청률도 책 성공의 중요한 변수다. MBC는 여행 정보 프로그램인 ‘토요일엔 떠나 볼까’의 내용을 책으로 냈지만 인지도가 낮아 성공하지 못했다.

‘스펀지’ ‘비타민’ ‘야심만만’ 등은 모두 15∼20%의 시청률을 꾸준히 유지해온 프로그램이다. 각 프로그램 제작진은 “시청률이 책 판매에 영향을 미치고 책이 잘 나가면 시청자를 프로그램으로 끌어들이는 효과를 내는 등 TV와 책이라는 이종 매체의 ‘행복한 만남’은 상호 보완 효과 덕분”이라고 말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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