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코리아]제2부 남을 배려합시다<11>네티켓 지키기

  • 입력 2005년 6월 18일 03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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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네티켓 우리 손으로 지키자.’(5학년 6반 이수민)

‘한 사람이 안 지키면 모두모두 전염된다.’(5학년 2반 김은지)

‘인터넷 예절, 우리의 기본적인 양심.’(5학년 10반 김보민)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오마초등학교. 5, 6학년 학생들이 운영하는 카페 게시판은 네티켓과 관련한 기발한 표어가 눈길을 끈다.

지난주 컴퓨터 재량시간에 네티켓에 대한 수업을 한 뒤 학생들이 스스로 네티켓 표어를 게시판에 올리기 시작한 것.

이수민(11) 군은 “카페에 가입했다가 욕설과 야한 글 때문에 탈퇴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우리 스스로 즐거운 인터넷 공간을 만들자는 바람에서 표어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최근 누리꾼(네티즌)들의 무책임하고 폭력적인 인터넷 문화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면서 위기의식을 느낀 누리꾼들이 스스로 정화활동에 나서고 있다. ‘우리 공간은 우리가 지키자’는 취지. 스스로 엄격한 규칙을 만들기도 하고 서로 감시의 눈길을 보내기도 한다.

자신이 찍은 사진을 공유하는 한 인터넷 카페. 회원들은 최근 게시판에 올리는 사진을 회원에게만 공개하되 링크가 아닌 직접 게시물로 올리기로 했다. 또 하루에 4개 이상의 사진은 올리지 않기로 했다. 게시물의 책임 소재를 확실히 하고 카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서다. 반복해서 위 사항을 어기면 강제 탈퇴된다.

포털사이트 이용자들은 자발적으로 모니터링 그룹을 만들어 비속어나 악성 리플, 명예훼손이 될 만한 글을 직접 찾아 나서고 있다.

이선영(23·여) 씨는 매일 2시간씩 컴퓨터 앞에 앉아 세이클럽 사이트에 떠돌아다니는 비속어나 ‘외계어’를 찾는다. 비속어를 쓰는 이들에게는 채팅을 신청해 문제점을 지적한 후 개선 조치가 없으면 세이클럽 자체 폴리스센터에 신고한다.

정보통신 윤리위원회에서 선정한 인터넷 매너왕 박찬화(34) 씨는 “회사는 물론 카페 운영자조차 하루에 올라오는 수백 개의 글을 모두 감시할 수는 없다”며 “누리꾼 스스로 건전한 인터넷 문화를 만들려고 노력해야 지금의 자유와 권리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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