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동물·괴물지·엠블럼 중세의 지식과 상징’

  • 입력 2005년 5월 28일 07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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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괴물지·엠블럼 중세의 지식과 상징/최정은 지음/396쪽·2만 원·휴머니스트

우리에게 서양의 중세는 고대와 르네상스에 끼인 암흑기로 비친다. 전근대(前近代)로서 ‘낡은’ 중세다.

그러나 20세기는 중세의 어두운 덧칠을 벗겨냈다. 움베르토 에코는 단언한다. “포스트모던의 정체는 새로운 중세다!”

중세는 한마디로 뭉뚱그려지지 않는 ‘들쭉날쭉한 전체’였다. “중세의 삶은 두 극단을 왔다 갔다 한다. 감성이 유난히 발달했던 중세인들은 쉽게 감동하고 쉽게 절망했다. 잔혹 아니면 애정뿐이었다.”(요한 호이징가)

중세는 지적으로 대단히 활발한 시기였다. 역사학계는 르네상스를 중세의 연장선에서 파악한다. “현대사회를 결정짓는 의미 있는 모든 것의 시원(始原)은 중세에 있다.”

저자는 동물지, 괴물지, 엠블럼집(集) 등 중세의 문헌을 통해 까마득히 잊혀진 중세를 오늘에 복원하고자 한다.

저자는 독자들에게 친숙한 영화나 애니메이션, 문학작품을 이 중세의 ‘형상언어’를 판독하는 훌륭한 부교재로 사용한다. 현대로 읽는 중세의 도상해석학인 셈이다.

이기우 문화전문기자 key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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