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신간]“네오콘 뿌리는 1930년대 美좌파”

  • 입력 2005년 3월 22일 18시 18분


2003년 미국의 이라크전쟁 이후 세계의 시선을 받은 네오콘(신보수주의자·neo-conservatives). 그러나 이들은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게 아니었다.

이들의 이념적 뿌리는 1930년대 공산주의자 사회민주주의자 온건자유주의자 등을 망라하는 좌파 지성계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들 가운데 유대인 이주민의 자손을 중심으로 형성된 반(反)스탈린주의적 사회주의나 자유주의 계열의 문필 집단에서 활동했던 사상가들이 오늘날 네오콘을 낳은 원(原)신보수주의자들이다.

이들 좌파 지식인이 1960, 70년대의 학생 급진주의와 복지국가의 실패를 목도한 뒤 반공주의의 신념을 갖고 자유주의로부터 이탈해 1980년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의 등장과 함께 공화당에 합류한다.

그동안 한국에서도 미국의 대북 강경책 때문에 네오콘에 대한 관심이 고조됐으나 학술적 체계적 연구는 빈약했다.

이 같은 연구공백 상황에서 미국의 정치 및 외교정책을 전공한 소장학자들이 1년 반 동안 한국학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네오콘의 이념적 근원과 체계, 발전과정을 깊이 있게 분석한 ‘네오콘 프로젝트-미국 신보수주의의 이념과 실천’(사회평론)을 최근 펴냈다.

공동연구에는 남궁곤(이화여대) 손병권(중앙대) 마상윤(가톨릭대) 안병진(창원대) 오경택(전남대) 신유섭(한양대) 김성한(외교안보연구원) 박인휘(이화여대) 장훈(중앙대) 서현진(성신여대) 이정희(한국외국어대) 김영호(국방대) 주미영(한국외국어대) 백창재(서울대) 교수 등 30, 40대 소장학자 14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4년 전 출범한 연구모임 ‘미국정치연구회’ 소속 미국 정치외교 전공자들. 이상우 한림대 총장, 이홍구 전 국무총리, 한승주 전 주미대사, 정종욱 아주대 교수 등 제1세대 미국 정치외교 연구 학자들의 모임인 ‘서울포럼’에 이어 제2세대를 형성하고 있다.

연구자들은 특히 네오콘이 정책개발 집단(싱크탱크)을 이뤄 정치세력화하는 과정을 분석했다. 또 미국의 국내 정치와 네오콘의 세계 전략 간의 연관성, 도덕적 우월주의와 공세적 현실주의로 대표되는 네오콘의 외교 이념과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 등을 살폈다.

남궁곤 교수는 “미국 사회의 보수화 경향과 맞물려 네오콘의 영향력은 정권이 바뀌더라도 간과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이번 연구를 네오콘에 대한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연구의 출발점으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철희 기자 klim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