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들이 읽어주는 ‘톨스토이’

  • 입력 2005년 2월 17일 18시 48분


코멘트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신문로 2가 서울역사박물관 1층 로비. 서울문화재단의 이사장인 배우 유인촌 씨가 자신이 2003년 공연했던 레흐 톨스토이 원작의 연극 ‘홀스또메르’의 한 대목을 낭독했다.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톨스토이 전’을 보러 온 수백 명의 관람객들은 이날 유 씨 등이 참여한 ‘책 읽는 서울 2005-톨스토이 문학의 밤’ 행사장인 로비에 몰려들어 귀를 기울였다.

이날 ‘톨스토이 문학의 밤’은 ‘스타들의 낭독회’라 할 만했다. 연극배우 박정자, 영화배우 안성기 정준호, 국립극장장인 배우 김명곤, 뮤지컬 배우 김선경, 탤런트 김태희 씨가 차례차례 단상에 올라 톨스토이의 명작인 ‘부활’ ‘전쟁과 평화’ 등의 구절들을 낭독했다. 명대사들을 온몸으로 읽을 때는 낭독이라기보다 연기처럼 보였다.


중진 연극배우 박정자 씨가 톨스토이의 작품 ‘유년 시절’에 실린 편지 구절들을 낭독하고 있다. 김미옥 기자
낭독을 끝낸 배우들은 각자 읽은 톨스토이의 책들을 로비 옆에 세워진 책장에 꽂아두었다. 한 사람이 읽은 책을 다른 사람들에게 돌려 읽히기 위해 대가없이 책을 기증하는 운동인 ‘북 크로싱(book crossing)’을 시작한 것이다.

이날 행사는 서울문화재단이 지난해부터 추진한 독서캠페인 ‘책 읽는 서울’의 일환으로 열렸다. 영화배우 안성기 씨는 “젊은시절 소설을 읽으면서 사람들의 삶이 참 파란만장하고 겉만 봐서는 알 수 없는 대목이 많다고 느끼게 됐다”며 “배우로서 다양한 캐릭터를 맡을 때마다 그간 읽어온 작품 속의 인물들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이밖에도 시각장애인 강신혜 씨의 ‘바보 이반’ 점자 책 낭송, 주한 러시아 초등학생들로 구성된 어린이무용단의 러시아 민속춤 공연, 서울시향 단원들로 구성된 현악5중주단의 러시아 민속음악 연주 등이 인기를 모았다.

‘책 읽는 서울 2005-톨스토이 문학의 밤’은 18, 19일에도 같은 출연진으로 오후 6시부터 1시간 반 동안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열린다.

권기태 기자 kk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