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경영]‘한국경제를 읽는 7가지 코드’

  • 입력 2005년 2월 4일 16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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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를 읽는 7가지 코드/좌승희 외 지음/344쪽·1만2000원·굿인포메이션

중국이 용틀임을 하고 있다. 인구 12억의 이 이웃나라는 거대한 진공청소기처럼 전 세계의 원자재를, 나아가 자본마저 빨아들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동북아 허브’의 꿈을 키우고 있는 한국은 장기 경제 침체와 청년 실업률 8.5%라는 우울한 자화상을 그리고 있다. 이 시기를 놓치면 영원히 ‘작은 주변국’으로 쇠락할지도 모른다. 어디서부터 문제를 풀어야 하나. 무엇이 한국의 ‘성장 기관차’를 붙들고 있는가.

이 책에 실린 칼럼 74편의 필자 26명은 철학 없는 ‘평등주의’와 ‘분배우선주의’가 한국경제를 위기에 몰아넣고 있는 주범이라고 진단한다. “사다리가 눕혀져 있는 게 균형이 아니다…모든 사람이 수직적 사다리를 타고 열심히 올라가도록 해야 한다.”(좌승희·한국경제연구원 원장)

사다리를 세우지 못하도록 붙잡는 평등주의의 결과는 무엇일까. 그것은 △반(反) 기업·반 부자 정서 △거대 권력을 쥔 노조 △일관성 없는 정부 정책이라는 현실로 나타난다.

출자는 투자의 기초다. 대기업의 출자는 사실상 투자와 같다. 그런데 왜 출자는 투자와 무관하다는 주장이 계속 제기될까? 정부는 1980년대 후반부터 경제력 집중 억제정책으로 대기업의 문어발 식 확장을 비판해 왔다. 그 결과 기업이 새로운 회사를 만들어 투자하는 것에 부정적인 시각을 갖게 됐다.(신종익 한국경제연구원 초빙연구원)

최근 신용불량자 사태를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도 반 기업 정서를 드러낸다. 부채를 갚을 능력이 없는 사람들에게 카드를 남발한 카드회사의 도덕적 해이가 원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카드회사들은 이미 카드 남발에 대해 ‘손실’이라는 형태로 책임을 부담하고 있다. 소비자의 자발적 선택과 책임은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는 것이다.(이건호 KDI 국제정책대학원 초빙교수)

이 책은 한국경제연구원 홈페이지에 실린 ‘전문가 칼럼’을 묶은 것이다. 이 연구원은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의 연구조직이다. 전체적으로 친 기업적 시각이 반영되고 있을 것으로 예단(豫斷)할 수도 있다. 그러나 편견을 버린 가운데 필자들의 주장과 현실을 냉정히 비교할 때 이 책의 진실 여부를 가릴 수 있을 것이다.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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