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출판부 “대중 곁으로”

  • 입력 2005년 1월 3일 18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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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 출판에 전념해 온 서울대출판부가 대중교양서 시장에 뛰어들었다.

서울대출판부는 최근 대중문화 교양 기획도서인 ‘베리타스 시리즈’ 1차분 4권(각 권 200쪽 안팎·사진)을 출간했다. 베리타스는 라틴어로 ‘진리’라는 뜻으로 서울대의 교시인 ‘베리타스 룩스 메아’(진리는 나의 빛)에서 따온 것. 이 책들은 시중 서점에서 구입할 수 있다.

대부분 서울대 교수인 필자들은 각자의 전공을 살려 일반인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집필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책은 ‘스포츠 손자병법’. 나영일 서울대 체육교육과 교수와 이동철 용인대 중국학과 교수가 공동 집필한 이 책은 중국 고전 ‘손자병법’의 내용을 현대 스포츠에 적용해 풀어냈다. 손자가 장수의 덕목으로 꼽은 오덕(지략, 믿음, 어짊, 용기, 위엄)을 거스 히딩크 감독의 리더십과 비교하는가 하면, 서울올림픽에서 약물복용 파문을 일으킨 벤 존슨의 사례를 들며 손자가 전쟁의 미덕으로 삼은 졸속(拙速·속전속결)을 스포츠에는 적용하기 어려움을 보여준다.

‘영화 속의 문화’는 영화를 문화텍스트로 연구해 온 서울대 영문학과 김성곤 교수의 저서로 1차분의 간판급이라 할 만하다. 서부극의 고전 ‘돌아오지 않는 강’부터 최근의 SF ‘레지던트 이블’까지 다양한 영화 속 문화코드를 풍성하게 풀어냈다.

서울대 의대 황상익 교수의 ‘역사 속의 의인(醫人)들’은 그리스 의학의 개척자인 히포크라테스에서 페니실린을 개발한 플레밍에 이르기까지 서양의학사 속 인물들의 삶과 업적을 다양한 사진, 도판과 함께 설명하고 있다.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최덕근 교수가 쓴 ‘시간을 찾아서’는 지질학과 고생물학, 천문학의 연구결과를 통해 지구의 나이를 추적해 가는 과정과 일상의 시간을 접목시킨 독특한 글쓰기가 돋보인다.

서울대출판부의 이순종 출판부장은 “영국 옥스퍼드대와 일본의 도쿄(東京)대 등도 다양한 대중교양서를 펴내고 있다”며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서울대 교수진을 앞세워 대중교양서 시장을 적극 개척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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