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SIT JAPAN!]아이치현/‘古城의 추억’ 즐기며 시간여행

  • 입력 2004년 11월 29일 16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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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고야(名古屋)는 알아도 ‘아이치(愛知)현’은 모르는 경우가 많다. 나고야는 아이치현의 현청소재지다. 도요타자동차의 본사가 있고 명품 도자기 그릇인 노리다케의 고향이다.

나고야로 대표되는 아이치현은 이처럼 일본의 명품이 태어나고 부흥한 ‘물산의 고향’이자 ‘장인정신’의 탄생지. 어느 정도일까. 아이치현의 생산품이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나 된단다. 산업규모는 도쿄 오사카에 이어 3번째고.

지도를 보자. 좌우가 바뀐 ‘ㄴ’자 지형인 혼슈의 모서리에 있다. 혼슈의 거의 한가운데, 오사카와 도쿄의 중간. 그래서 ‘일본의 심장’이라는 수식어도 붙는다. ‘일본의 심장’은 또 있다. 아이치현과 북쪽으로 이웃한 나가노현이다. 나가노현은 1998년 동계올림픽이 개최된 산악지방. 해발 3000m급 봉우리가 포진된 험준한 산악이 유럽의 알프스를 연상케 한다 해서 이름 붙여진 ‘저팬 알프스’가 아이치, 나가노 두 현과 그 북쪽으로 동해에 면한 도야마현을 덮고 있다. 나고야는 그 저팬알프스의 고장인 아이치현의 국제적인 해양도시다.

이 아이치현에서 21세기 들어 처음 열리는 국제박람회(국제박람회협회 공인)가 내년 3월 25일부터 9월 25일까지 185일간 열린다. ‘2005 일본국제박람회(아이치 엑스포)’가 열릴 곳은 나고야 역에서 동쪽으로 20km 떨어진 숲이 우거진 공원지역. 이 박람회에는 120개국 정부와 국제기관, 다수의 비정부기구(NGO)와 시민단체가 참가해 ‘자연의 예지(Nature's wisdom)’라는 테마 아래 자연과의 공생을 통한 인류발전과 지구환경 보존이라는 해법을 모색하는 전시회를 열게 된다.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지은 나고야성. 공습으로 파괴된 자리에 콘크리트로 새로 지은 것이다. -사진제공 아이치현

● 나고야를 통해 읽는 일본 역사

이 세 사람을 빼놓고 일본 역사를 기술할 수 있을까. 통일의 기틀을 가다듬은 오다 노부나가(1534∼1582), 통일대업을 완수한 도요토미 히데요시(1536∼1598), 봉건시대 마지막으로 강력한 막부를 연 쇼군 도쿠가와 이에야스(1542∼1616)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이 세 ‘일본의 영웅’이 같은 고향 출신이다. 모두 아이치현에서 태어나 자랐다. 오다와 도요토미는 오와리(아이치현 지방의 옛 지명), 도쿠가와는 오카자키(나고야 근방) 출신이다.

나고야 여행길은 그들의 족적을 더듬는 것부터 시작한다. 나고야성은 나고야의 상징 같은 건축물이다. 도요토미의 오사카성에 못지않게 아름답다. 4월 초 찾으면 흰 벽 성채와 옅고 푸르게 녹이 슨 천수각(성의 꼭대기 건물)의 청동기와의 어울림이 멋진 이 성이 주변의 벚나무 하얀 꽃과 어울려 펼치는 멋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성은 천하를 통일(1603년)한 도쿠가와가 아홉째 아들을 시켜 완성(1612년)한 것. 성 축조는 군사적 목적이 아니었다. 지방의 다이묘(영주)에게 공사를 떠맡김으로써 물자를 소진시켜 통일천하에 대항할 능력을 분쇄해 버리려는 정치적인 목적이었다. 축조 후 성은 오와리(당시 이곳 지명)의 다이묘였던 도쿠가와 가문의 거처가 됐다. 원래 성은 1945년 태평양전쟁 중 공습으로 파괴됐다. 현재 성은 철근콘크리트로 복원한 것.

나고야성을 보고 나면 도쿠가와 아트뮤지엄으로 발길을 옮긴다. 도쿠가와의 유물과 천하통일 이후 다이묘의 문화를 보여주는 유물을 전시한 박물관인데 12세기 한 난봉꾼의 사생활을 그림과 함께 글로 기록한 ‘겐지’(국보)도 여기에 있다.

오다의 행적을 더듬자면 나고야에서 북쪽으로 28km 떨어진 인구 7만명의 성곽도시 이누야마로 가야 한다. 이곳은 ‘일본의 라인강’이라고 불리는 기소강 주변으로, 목조 이누야마성은 기소강변의 높은 언덕에 467년째 서있다. 오다 노부나가의 삼촌인 오다 노부야스가 지은 이 성은 현존하는 일본 성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1537년 완공). 지금도 목조의 성은 물론 주변의 산책로, 정원 모두 건재하다. 각층은 사다리를 방불케 하는 가파른 실내계단으로 연결된다. 그 꼭대기의 천수각에 오르니 기소강 너머 멀리 기후현과 근방의 이누야마 시내, 주변의 평야가 한눈에 들어온다. 고도 이누야마는 성 축조 당시 조성된 거주지지만 지금도 옛 모습 그대로라고 한다. 이 성은 일본 4대성 가운데 하나다.

아이치현=조성하기자 summer@donga.com

▼여행정보▼

▽아이치현청=www2.aia.pref.aichi.jp(한국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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