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정종미 ‘종이부인’展 외

  • 입력 2004년 11월 23일 18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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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화부인'(2004년)
'유화부인'(2004년)
○신화속… 벽화속… 부인열전… 정종미 ‘종이부인’展

수제(手製) 한지에 들기름, 황토, 돌가루, 감물, 먹 등 전통 염색기법을 이용해 한국의 벽화, 불화, 민화에 나타난 조형언어를 현대화해온 한국화가 정종미씨가 ‘종이부인’이라는 제목의 개인전을 갖는다.

작가는 고구려신화에 등장하는 주몽의 어머니 유화부인, 조선시대 혜원 신윤복의 미인도에 등장하는 여인 등 전통 여성상에서 현대 여성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한국 여성의 이미지들을 커다란 화판에 표현했다. 전통채색기법으로 그린 뒤 비단, 삼베 등 전통옷감을 오려붙여 입체효과를 살린 부조작품으로 나타냈다. 작가는 한지와 모시에 천연안료, 염료 등을 사용해 깊고 은은한 색과 질감을 만들어내 여성성을 표현했다.

소석회를 모래, 대리석 가루 등과 섞어 화면 위에 바르는 고구려 벽화기법을 재현한 작품을 포함해 총 30점이 전시된다. 24일∼12월3일 서울 종로구 견지동 동산방화랑. 02-733-5877

○갠지즈강의 단상 강경구展

'물길받다'(2004년)

1990년대 초 중반 대도시 서울의 곳곳, 한강이나 북한산 같은 산야의 실경을 마치 양화처럼 두텁고 꺼칠꺼칠한 질감의 화폭에 담으며 한국화의 변형을 추구해 온 한국화가 강경구씨가 인도여행의 체험을 담은 개인전을 연다. 인도인들이 장사지내고 목욕하고 마시는 갠지즈 강을 모티브로 강에서 헤어지고 만나고, 그 안에 뛰어들고 다가서는 인간군상을 한지 위에 아크릴로 그렸다. 유장한 강물의 흐름 속에서 엇갈리는 삶과 죽음, 순간과 영원 등의 여러 상념들이 단순한 색조와 형태를 띤 물길과 인간들의 어우러짐 속에 나타난다. 움직이는 배에서 웅크려 회색빛 물살을 응시하는 남자의 모습은 세상을 헤쳐가는 우리와 작가의 모습이기도 하다. ‘가르다’ ‘빠지다’ ‘다가서다’ 등 물을 대상으로 한 표제어가 붙은 연작들이 전시된다. 30일까지 서울 종루구 관훈동 학고재. 02-739-4937∼8

허문명기자 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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