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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11월 22일 17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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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소 연주자 박희덕씨(46·국립국악고 교사·사진)가 입을 열자 ‘단소 예찬’이 청산유수처럼 쏟아져 나왔다.
“단전호흡 효과가 있으니 건강에 좋아요. 초등학생 때만 잘 배워도 평생 친구가 됩니다. 가족이 함께 불면 매일 컴퓨터에만 붙어 있는 아이들과의 대화 채널이 열리죠. 해외여행을 할 때 돈이 떨어질 경우 단소와 모자 하나만 들면 거리공연을 펼쳐 용돈도 벌 수 있고요. 이건 제자들의 실화입니다.”
기자가 입을 떡 벌리자 그는 싱긋 웃으며 몇 마디를 더 보탰다.
“핸드백에도 들어갈 만큼 휴대성이 좋습니다. 끝부분이 단단한 대나무 뿌리로 되어 있어 호신용으로도 그만이죠. 나이 드신 분에게는 치매 예방에도 효과가 있습니다. 외교관이 단소를 익히면 각국 외교사절이 모인 행사에서 한국의 멋을 마음껏 뽐낼 수 있지요.”
국립국악고와 국악학교(중학교 과정), 서울교대, 경인교대 등에서 교편생활을 하며 내내 단소를 가르쳐 온 그는 최근 ‘범국민 단소불기 운동본부’(02-3477-7879)를 조직해 초중고 교사 등 300여명을 회원으로 확보했다. 그의 꿈은 남녀노소가 단소를 들고 거리에 나와 불며 거리축제를 펼칠 수 있을 정도로 단소가 보급되는 것. 범국민 단소불기 운동본부를 널리 알리기 위해 22일에는 유치원생, 초등학생, 장애우 등이 참여한 무료 단소 연주회를 국립국악원에서 갖기도 했다.
“운동본부 간판을 내걸었지만 아직은 단소를 가르치는 교사들의 연락처를 확보한 정도죠. 앞으로 각계의 뜻있는 분들을 모아 사무국을 조직하고 영향력 있는 분을 총재로 모실 겁니다. 저요? 뒤에서 단소를 위해 궂은일은 뭐든지 할 겁니다.”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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