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으로 숙성시킨 고추장이 맛이 더 좋다

  • 입력 2004년 11월 9일 11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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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물도 음악을 좋아 한다?"

전북 순창의 발효식품 제조업체인 대상식품의 원료제조실에는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 비발디의 '사계', 모차르트의 '클라리넷 협주곡' 등 이른바 '그린음악'이 항상 흐른다.

이 회사는 지난해 1000여만원을 들여 고추장 1000여t이 숙성되고 있는 원료제조실에 음악시스템을 설치, 24시간 내내 음악을 틀어 주고 있어 이 회사의 고추장은 10~15일 동안 음악을 들으며 숙성되고 간장은 6개월 이상 음악을 듣는다.

이 회사가 올해 초 주부 100명을 대상으로 모니터링을 한 결과 음악을 듣고 숙성된 장맛이 그렇지 않은 것보다 맛이 좋다는 결과가 나왔다.

한국식품개발원은 몇 해전 경쾌하고 밝은 클래식이나 팝을 장류 숙성 과정에서 들려줌으로써 효모 등 미생물의 활동을 촉진시킨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회사 관계자는 "아직까지 과학적으로 입증되지는 않았지만 음악의 특정한 진동이 미생물의 활동을 촉진시켜 장맛을 좋게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전북 군산에 있는 두산주류는 8년전부터 회사 폐수처리장에 클래식 음악을 틀어주고 있다.

활성오니와 같은 폐수를 분해하는 미생물도 음악을 들으면 생육조건이 호전되고 움직임도 활성화 돼 폐수 처리효율이 높아진다는 것.

그동안 꽃이나 과일 채소를 재배할 때, 또는 돼지 닭 사육시에 좋은 음악을 들려주면 꽃의 색깔이 더 고와지고 육류 품질도 우수해진다는 주장이 나와 일부 농가에서 이를 활용하고 있다.

한편 전북도는 앞으로 설치될 환경기초시설에 음악시스템을 설치해 폐수 처리 효율을 높이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전주=김광오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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