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드모델 김민정의 일과 사랑

  • 입력 2004년 4월 22일 11시 48분


누드모델 김민정씨
누드모델 김민정씨
“‘누드’를 떠올리면 왠지 부끄럽다고요? 우리 다 같이 솔직해져 보자고요!”

‘누드’에 대한 일반인의 편견과 달리 당당히 ‘예술’임을 강조하는 이가 있다. 누드모델로만 9년째 활동하고 있는 김민정씨가 바로 그 주인공.

활동 경력에 비해 여전히 앳된 외모를 지닌 그녀가 누드모델이 된 것은 지난 1995년 대학교 미술학과의 모델로 나서면서부터. 이후 그녀는 실내는 물론 각종 야외누드촬영까지 그녀를 부르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달려갔다.

“촬영지가 멀어서 못간다는 게 말이 되나요? 저를 찾는 작가분이 있다면 어디서건 최선을 다해 도와드려야죠”

이런 프로의식 덕분일까? 1999년에는 외설 시비로 막이 오르는 것 조차 불투명했던 ‘미란다’의 여주인공을 맡아 연극에도 대뷔했다.

“처음 무대에 섰을 땐 수줍음 때문인지 이상할 정도로 포즈가 엉성했죠. 하지만 이 직업도 ‘당당한 자신의 표현’이라고 마음을 고쳐먹으니까 부끄러움도 사라지고 자신감이 생기더라고요”

이렇게 당당한 그녀도 힘든 시절이 있었다.

“가족들이 인정해 주지 않는게 가장 큰 시련이었죠. 하지만 연극 ‘미란다’의 연출 겸 배우인 오기택씨를 만나면서 인생은 180도로 변했습니다. 처음 만났을 때는 단지 ‘벗는 연극을 기획하는 사람’이라고만 생각했는데 같이 일을 하다보니 ‘누드를 가장 잘 이해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이사람 이구나’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결혼까지 하게 됐죠”

결혼 후에도 그녀는 철저한 자기 관리를 통해 여전히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행사 3일전부터 몸 관리를 해야 합니다. 행사 당일에는 아침은 물론, 점심도 먹어서는 안돼죠. 음식을 섭취해서 아랫배가 나오면 제대로 된 사진이 안나오거든요”

그녀는 요즘 실내 누드촬영대회로는 국내 최대 규모인 ‘제1회 누드출사대회’를 준비하기에 여념이 없다.

“나체는 인간과 동물의 차이죠. 동물은 벗은 자신의 모습에서 아름다움을 느끼지 못하지만 인간은 옷을 벗음으로써 타인에게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며 자연으로 회귀할 수 있도록 도와 줄 수 있어요. 그게 제 철학입니다. 이번 출사대회도 그런 대회가 됐으면 합니다”

‘철저한 자기 관리만이 진정한 프로다’라는 말을 몸소 실천해 나가는 그녀는 하루 빨리 행사가 진행됐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오는 25일 서울무역전시장에서 저의 모든 것을 보여드릴 겁니다. 그리고 누드가 예술로서 인정받는 그날까지 최선을 다해 노력할 거구요”

▶제1회 누드출사대회 바로가기

박광수 동아닷컴기자 think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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