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프- 엄을순,“남녀 모두에게 공감주는 여성운동 펼칠것”

  • 입력 2004년 2월 9일 19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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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 계간지 ‘이프(if)’의 새 발행인으로 선임된 엄을순 대표. 그는 “남성들도 공감할 수 있는 목소리로 페미니즘을 대중화하겠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연합
페미니즘 계간지 ‘이프(if)’의 새 발행인으로 선임된 엄을순 대표. 그는 “남성들도 공감할 수 있는 목소리로 페미니즘을 대중화하겠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연합
“이제는 과격하게 발언하지 않아도 사회가 여성들의 목소리를 들어줄 준비가 돼 있다고 생각해요. 앞으로는 가부장제의 수혜자이면서 동시에 피해자인 남성들도 공감할 수 있는 목소리를 낼 거예요.”

페미니즘 계간지 ‘이프(if)’의 새 발행인 겸 대표이사로 6일 선임된 엄을순 대표(48)는 ‘페미니즘의 대중화’를 표방했다. ‘이프’의 주독자층은 20, 30대 여성으로 발행부수는 3만5000부 정도. 엄 대표는 독자층을 넓혀 올해 안에 발행부수를 2배로 늘리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1997년 5월 창간된 ‘이프’가 대중적 인지도를 높인 계기는 1999년부터 매년 안티 미스코리아 대회를 연 것. 그해 ‘이프’에 합류한 엄 대표는 자신이 페미니즘에 관심을 갖게 된 것도 이화여대 과학교육과 74학번으로 77년 학교 미인대회인 ‘메이퀸 대회’에 참가한 것이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메이퀸 최종 후보 3명 중 1명으로 선발됐어요. 당시 심사를 맡은 교수님이 ‘메이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으시기에 ‘흠 없는 물건 고르듯 심사하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대답했지요.”

엄 대표의 발언은 당시 대학 학보에 게재돼 메이퀸 폐지론에 불을 붙였고 이듬해인 78년 메이퀸 제도가 폐지됐다.

윤성남 김민숙 박옥희 대표에 이어 제4대 발행인인 엄 대표는 대학 졸업 후 미국에서 유학 중인 남편 뒷바라지를 하며 사진을 공부했다. 귀국 후 나이 마흔에 신구대 사진학과에 입학했으며 학부 졸업 후 아주대에서 MBA를 받았다. 남편은 서윤석 이화여대 경영대 학장.

엄 대표는 “‘이프’의 미덕 중 하나가 발행인이 장기집권하지 않는 것”이라며 “훌륭한 후계자를 키워내는 것도 발행인의 주요 업무”라고 말했다.

이진영기자 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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