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시카즈 메라 독창회…‘모노노케 히메’주제가 직접 듣는다

  • 입력 2004년 2월 3일 17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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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팽히 당겨진 떨리는 활시위여/달빛에 술렁이는 너의 마음….’

지난해 국내 공식 개봉 이전에도 많은 고정팬들을 확보했던 일본 애니메이션 ‘모노노케 히메’. 잔잔하면서도 등에 소름이 돋는 듯한 묘한 매력을 갖고 있는 이 영화의 주제가를 오리지널 아티스트의 노래로 듣는 무대가 마련된다.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열리는 카운터테너(여성의 음높이로 노래하는 남성 성악가) 메라 요시카즈(米良美一·33) 콘서트. 14일 오후 7시반 서울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메라는 1999년 12월 처음 내한공연을 가졌지만 당시는 일본문화 개방 조치를 내리기 이전이라 팬들의 빗발치는 요청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와도 같은 ‘모노노케 히메’의 주제가를 부를 수 없었다. 결국 메라는 콘서트가 끝난 뒤 팬 사인회가 예정된 예술의전당 로비에서 반주 없이 이 노래를 부르는 ‘팬 서비스’를 펼쳐 박수갈채를 받았다.

애니메이션 ‘모노노케 히메’

일본문화 4차 개방조치에 따라 이번 콘서트에서는 이 노래를 정식으로 부를 수 있게 됐다. 메라는 “99년 콘서트홀을 메운 2000여명 관객의 눈빛을 잊을 수 없다. 당시 아쉬움도 있었지만 또 다시 한국을 찾을 기회를 가진 것에 대해 깊은 감사와 감동까지 느낀다”고 소감을 전했다.

메라는 94년 일본 고가쿠 콩쿠르에서 우승한 뒤 장학생으로 암스테르담 스웰링크 음대에서 수학한 일본 카운터테너의 간판스타. 95년 스웨덴 레코드사 ‘비스’가 발매하기 시작한 합창단 ‘바흐 콜레기움 저팬’의 바흐 칸타타 전곡 시리즈에서 솔로를 맡으면서 국제 음악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모노노케 히메’의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는 어느 날 달리는 차 안에서 그의 노래를 듣고, ‘바로 저 목소리다’라며 즉석에서 메라에게 주제가를 맡길 것을 결심했고 대성공을 거뒀다.

세계 3대 카운터테너 중 여성의 목소리와 느낌까지 비슷한 일본계 미국인 브라이언 아사와, 지적이며 온화한 독일인 안드레아스 숄 등 그의 경쟁자들에 비해 메라의 음성은 표현의 폭이 더욱 풍부하며 감성적이다.

이번 공연에서 그는 ‘라르고’라는 제목으로 알려진 헨델 ‘세르세’ 중 ‘나무 그늘 아래’, 영국민요 ‘푸른 옷소매’, 한국 동요 ‘고향의 봄’, 중국 민요 ‘예라이샹(夜來香)’ 등을 노래한다. 4만∼6만원. 02-525-6929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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