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풀! 내고향 맛 그대로]독일의 情 ‘지고이너 쉬니츨’

  • 입력 2003년 10월 23일 17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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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짐하고 넉넉한 독일의 인심을 느낄 수 있는 ‘메모리스’를 추천한 울리히 툼 상무.이종승기자 urisesang@donga.com

푸짐하고 넉넉한 독일의 인심을 느낄 수 있는 ‘메모리스’를 추천한 울리히 툼 상무.이종승기자 urisesang@donga.com

한국에 온 지 3년반이 지났지만 독일음식점을 그리 자주 찾는 편은 아니다. 한국음식의 맛이 매우 풍부해 고향음식이 별로 그립지 않은 데다 대개의 독일음식은 집에서 누구나 손쉽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가끔 독일식으로 외식을 하고 싶을 때에는 이태원에 있는 레스토랑 ‘메모리스(02-795-3544∼5·용산구 이태원동 130의 1)’를 찾는다. 이곳에서는 30년 이상 경력을 가진 독일인 요리사가 직접 요리해 독일정통 음식을 맛 볼 수 있다. 부담 없고 아늑한 분위기는 독일 작은 마을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식당 같아 고향의 정취를 느끼게 한다.

이곳에서 즐겨 먹는 메뉴는 ‘집시 쉬니츨’로 불리기도 하는 독일의 대중음식인 ‘지고이너 쉬니츨’이다. 소금 등 기본 간을 한 돼지안심에 빵가루를 입혀 구운 이 요리는 큼직한 사이즈와 매콤한 집시 소스를 빼면 일본의 ‘돈가스’와 유사하다. 튀김요리가 거의 없고 양이 많은 것이 독일요리의 특징 중 하나다.

함께 곁들여 나오는 감자 구이도 넉넉해 3명이 2개 정도의 메뉴를 시켜 먹어도 충분할 정도다. 구이 위에 얹어 나오는 집시 소스는 독일 전통의 맛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고향 뮌헨에서 지역토산물과 함께 볶아 얹어 나오던 ‘그 매콤한 맛’을 거의 살렸다. 독일의 대표요리인 소시지도 이곳에서 그 깊고 풍부한 맛을 즐길 수 있다.

독일음식은 한번 먹어보고 대충 눈으로 훑어보기만 해도 집에서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다. 그래서 세계인들이 쉽게 친숙해지는 것일지도 모른다. 또 짜거나 매운 한국음식과도 상당히 비슷해 한국사람 입맛에도 잘 맞을 것 같다.

양배추를 잘게 썰어 식초에 절인 ‘사우어크라우트’는 한국사람들이 반길 만하다. 한국의 김치와 비슷한 이 음식은 소시지를 포함한 모든 독일음식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독일의 ‘반찬’이다. 새콤달콤한 맛의 사우어크라우트와 매콤짭짜름한 머스터드를 얹어 먹으면 독일음식의 참맛을 느낄 수 있다.

한국과 독일, 두 나라 모두 음식의 양이 푸짐하고 준비한 사람의 넉넉한 마음이 담겨 있다는 점이 가장 큰 공통점이 아닐까.

울리히 툼 BMW코리아 마케팅 세일즈 담당 상무

김재영기자 ja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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