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직접투자 男 64% 女 36% 차지

  • 입력 2003년 10월 22일 17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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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보험협회는 올 6∼7월 전국 2000가구를 상대로 생명보험 가입자 조사를 했다. 조사결과 한 가정이 가입한 생명보험 상품은 평균 4.1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1991년의 1.7건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어난 것.

‘보험 가입을 누가 결정하느냐’는 질문에는 가구주의 배우자가 48.1%로 가장 많고 가구주가 41.7%로 뒤를 이었다. 일반적인 가정의 가구주가 남성인 점을 감안하면 절반 정도의 가정에서는 주부가 가족의 보험 가입 결정권을 쥐고 있다는 말이다.

이에 대해서는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 생명보험협회는 “전통적 가부장사회에서의 남성 중심적 가정 문화가 핵가족화에 따라 변화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가정 내 자산 운용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역할이 늘어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다는 것이다.

반대의 해석도 가능하다. 여성들이 연금 등 다른 노후대책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경제권을 가지고 생계를 책임지던 남편이 죽거나 다쳐 돈을 벌지 못하게 될 경우를 대비하기 위해 보험 가입에 적극적이라고 볼 수도 있다.

실제로 올 7월 말 현재 국민연금 가입자 가운데 여성은 33.8%에 불과했다. 2001년 말까지 개인연금 가입자 가운데 여성의 비중은 32.8%로 남성보다 적었다.

은행과 투신업계의 통계에서도 가구 자산에 대한 남성의 우월적 지위가 드러났다. 대표적인 펀드 소매 판매 회사인 한국투자증권의 펀드 가입자 가운데 1억원 미만 투자자는 여성이 55.78%로 많았으나 10억원이 넘는 고액 투자자는 남성이 83.04%로 압도적이었다.

박미경 한투증권 PB센터지점장은 “운용 금액이 클수록 부인에게 맡기지 않고 직접 챙기는 남편이 많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은행 프라이빗뱅킹(PB)서비스를 받는 고객은 남녀 비중이 비슷하다. 22일 현재 한미은행 PB센터 고객은 52.0%가 남성, 48.0%가 여성이다. 하나은행 PB센터에 1억원 이상을 맡긴 고객 가운데 남성은 49.7%, 여성은 50.3%로 나타났다.

그러나 하나은행에서 10억원보다 많은 금액을 맡기고 거래하는 고객은 남성이 62.3%였고 여성은 37.7%에 불과했다.

주식 직접투자에서는 남녀의 우열이 더 확연하다.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2002년 말 현재 주식 직접투자자의 63.9%가 남성이었고 여성은 36.1%에 불과했다.

여성 투자자 비중은 36.0% 선을 유지하고 있으나 1999년에만 40.6%로 특별하게 많다. 정보기술(IT) 주식 열풍에 동참한 것이다.

그러나 실전 경험이 없이 뛰어든 여성 투자자들은 버블이 꺼지면서 큰 손해를 보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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